경찰 “사고 전 소주 3병 가량 마셨다” vs 김호중 “10잔 이내로”…누구 말이 맞나?

양측 음주량 주장에 차이…경찰, ‘확실한 증거’ 통해 밝혀내야
티비조선 갈무리

경찰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르면 이번주 중 사건이 검찰로 송치될 전망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로 김씨의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경찰은 김씨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하면서도 거짓말 탐지기 검사는 따로 필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밝혔다.

 

다만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에 송치 전까지 추가 수사를 통해 김씨에게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위드마크’ 법정서 엄격한 증명 요구…“음주운전 혐의 인정 어려울 수도”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방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를 지난 24일 구속하고 음주 운전과 사건 은폐 시도 등 여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구속 이후 아직 그를 직접 대면 조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경찰은 김씨의 음주량을 정확히 파악해 음주 운전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위드마크’ 공식(Widmark·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적하는 것)을 활용해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의 추정치를 계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정치가 구체적으로 특정된다고 하더라도,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통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음주 운전 혐의가 법정에서 인정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우선적으로 적용했다.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이다.

 

음주 운전 혐의가 객관적인 혈중알코올농도 등으로 입증되는 것과 달리 위험운전치상은 관련 진술, 사고 전 피의자의 보행 행태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김호중 “술 10잔 이내로 마셨다”

 

음주로 인해 피의자가 운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경찰이 직접 입증해야 해 그 과정이 더 까다롭다는 난점도 있다.

 

특히 현재 음주량에 대한 경찰과 김씨의 주장에 차이가 있어, 경찰은 확실한 증거를 통해 이를 밝혀내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자료와 김씨가 다녀간 가게 직원의 진술 등을 통해 김씨가 사고 전 소주 3병 가량을 마셨다고 봤지만, 김씨는 10잔 이내로 술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김씨의 위험운전치상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경찰의 주장을 뒷받침할 인적, 물적 증거가 충분히 모였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배경에 대해 "김씨의 진술 내용이 저희가 확보한 증거와 달라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씨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진행하느냐는 질문에 "현재까지 검토한 적이 없다"며 "김씨 자백이 유일한 증거는 아니다. 관련 참고인들을 조사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 “김씨 위험운전치상 혐의 입증 충분”…자신감 피력?

 

이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 관련자들의 진술을 종합했을 때 김씨의 위험운전치상 죄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씨의 음주 여부와 더불어 경찰은 김씨 소속사 관계자가 사건을 은폐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얼마나 관여했는지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 매니저가 사고 직후 김씨의 옷으로 갈아입고 허위 자수를 했다는 점에서 김씨에게 범인도피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로 김씨가 직접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부탁하거나 강요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방조가 아닌 교사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그가 사고 직후 또 다른 매니저 A씨에게 허위 자수를 부탁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러한 정황으로 김씨가 사건 은폐에 더 깊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씨가 지난 24일 늦은 저녁 구속됨에 따라 경찰의 구속 기간은 다음 달 3일에 만료된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주 안에 수사를 마무리한 후 검찰로 사건을 송치할 전망이다.

 

◆아이폰 ‘잠금 해제’ 수사 협조할까?

 

김씨가 경찰이 자신의 아이폰 잠금을 풀 수 있도록 수사에 협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JTBC가 전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김씨의 아이폰 3대를 확보했지만, 잠금을 풀지 못하고 있다.

 

앞서 김씨는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도 "사생활이 담겨있어 비밀번호를 제공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다음달 3일까지 서울 강남경찰서 유치장에 구속된 상태로 조사를 받는다.

 

경찰은 구속된 소속사 대표와 본부장을 불러 조사했고, 조만간 김씨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소속사 측은 "임직원 전원 퇴사, 대표이사직 변경을 결정했다"며 "매니지먼트 사업의 지속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소속 아티스트와 협의해 전속 계약을 종료할 생각"이라는 입장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이 김씨의 인성을 꼬집었다. 홍 시장은 이날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김씨에 대해 "죄질이 나쁜 것과 사건이 커진 건 그의 대응 방식 때문이었냐"는 물음에 "가수이기 이전에 인성(人性) 문제"라며 인간이 덜 돼 일어난 결과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