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조직개편 단행…‘한반도평화교섭본부’ 역사 속으로

북핵 외교의 컨트롤타워인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18년 만에 폐지됐다. 한반도본부는 북핵협상과와 북핵정책과 통·폐합 등을 거쳐 1개의 국으로 축소됐고, 정보 기능이 대폭 확대된 새 본부가 생겼다.

 

외교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의 본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조태열 장관이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4년 외교부 주요정책 추진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는 증원 없이 기존 조직을 재정비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6자회담을 전담하는 차관급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사라지고, ‘외교전략정보본부’가 들어섰다. 

 

‘평화’와 ‘교섭’이란 상징적 명칭을 달고 출범한 한반도평화교섭본부는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6년 3년 동안 유지되는 차관급 한시조직으로 등장했다. 이후 2009년과 2010년에 각각 존속기간을 1년씩 연장했다가 북핵 문제의 중대성과 동북아 외교 비중 확대에 따라 5년 만인 2011년 정규 조직으로 전환됐다.

 

본부장은 6자회담 수석대표를 겸임하고 산하에 두 개의 국장급(북핵외교기획단·평화외교기획단) 보좌를 받아왔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이어지면서 6자회담은 유명무실화 된데다 국제 환경 및 한국 외교의 중심축이 한반도 문제에서 인도·태평양(인태)으로 옮겨가는 변화에 발맞춰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특히 북한 체제의 폐쇄성으로 인해 북한 정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재외공관 등에서 수집한 정보의 분석·활용을 통해 정세를 신속하게 판단하고 발빠르게 대처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외교부가 정보 기능을 강조한 배경이다.

 

외교전략정보본부 산하에는 외교전략기획국, 외교정보기획국, 한반도정책국, 국제안보국 등 4개 국을 뒀다.

 

양자외교를 관장하는 1차관실 산하에 우리나라 최초의 포괄적 지역 전략인 인태 전략의 이행을 총괄하던 외교전략기획관을 외교전략정보본부 산하로 옮겨 ‘국’으로 명하고 그 밑에 ‘인태 전략과’를 신설했다.

 

외교정보기획국은 종전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외교 정보의 수집·분석을 담당하는 ‘외교정보단’을 상설화한 것이다.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INR)과 유사한 역할을 맡는다.

 

수집·분석한 정보는 주요 정책결정자들에게 적시에 제공하게 되며 장기적으로는 기업·민간단체에도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재외공관을 통한 고급 정보가 분절 또는 사장되는 문제가 있어왔다.

 

한반도정책국은 기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업무를 이어받으며, 산하에 있던 북핵협상과와 북핵정책과는 통합해 ‘2국 4과’에서 ‘1국 3과’로 축소했다. 현재 대북정책협력과와 평화체제과는 그대로 유지했다. 부 내 산재돼 있는 국제안보 업무는 국제안보국에서 총괄한다.

 

글로벌 중추 국가 역할 강화를 위해 다자·경제외교를 관장하는 2차관실 산하 다자외교조정관은 ‘글로벌 다자외교조정관’으로, 원자력 업무의 중요성을 감안해 국제기구국을 ’국제기구·원자력국’으로 개편했다.

 

개발협력국에는 ‘개발협력정책관’을 신설해 개발협력 업무와 관련한 국제협력 및 부처간 협업을 제도적으로 강화했다. 경제안보 융합 외교 전담 부서로 ‘경제안보외교과’도 새롭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