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카·앵무새가 화동”… 홍천 알파카월드서 열린 이색 결혼식

강원 홍천군에서 알파카가 등장하고 앵무새들이 날아다니는 이색 결혼식이 열렸다.

 

이달 26일 강원 홍천군 알파카월드. 신랑 홍영표(32)씨가 새하얀 면사포를 머리에 두른 알파카와 함께 야외에 차려진 결혼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알파카가 하객들 사이로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어 신부 정푸른(29)씨가 등장했고 형형색색 앵무새들이 하객들 사이를 날아올랐다. 식이 진행되는 내내 알파카와 앵무새가 하객들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랑신부가 사육사·앵무새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마지막 신랑·신부 행진이 시작되자 알파카월드 사육사들과 앵무새들이 길 옆으로 나란히 도열했다. 앵무새들은 사육사 구령에 맞춰 한쪽 날개를 펴 경례를 하고 노래를 불러 이들의 결혼을 축하했다. 모든 식이 끝난 후 동물들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하객들은 동물들과 함께한 결혼식이 색달랐다고 입을 모았다. 하객 연금채씨는 “지금까지 본 결혼식 중에서 가장 이색적이고 재밌었다”며 “만나기 쉽지 않은 동물들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혼한 홍씨와 정씨는 알파카월드에서 만난 사육사 커플이다. 알파카월드가 문을 연 2017년부터 일을 시작한 입사 동기로, 일을 하면서 사랑을 키웠다. 평소 동물을 좋아해 대학에서 애완동물학을 전공하고 호주 유학을 준비하던 신부 정씨는 뒤늦게 알파카 매력에 빠졌고 이곳에 취업했다. 신랑 홍씨도 동물이 좋아 알파카월드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정씨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그간 애정을 쏟은 동물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까지 알파카월드에서 결혼식이 열린 적이 없어 고민이 컸다”고 했다. 이어 “조심스럽게 대표님에게 이야기를 전했고 흔쾌히 승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홍천 알파카월드에서 열린 결혼식에서 신랑 홍영표씨가 알파카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앵무새들이 날갯짓하며 결혼을 축하하고 있다.

허영철 알파카월드 사장은 “알파카월드를 준비하는 단계부터 지금까지 일해 준 직원들에게 특별한 결혼선물을 주고 싶었다”며 “평소 결혼식 장소로 대여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았던 만큼 이번을 계기로 커플들에게 공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알파카 테마파크인 알파카월드는 2017년 강원 홍천군 해발500m에 36만3600㎡ 규모로 문을 열었다. 강원도 청정자연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동물들과 직접 교감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장소로, 이색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덕분에 매년 25만명이 알파카월드를 찾는다.

알파카월드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알파카들이 달리는 모습을 보고 있다. 알파카월드 제공

알파카월드에 들어서면 알파카 120마리와 사막여우, 앵무새, 카피바라 등 70여종 동물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열리는 다채로운 행사는 눈길을 사로잡는다. 알파카들이 산을 달려 내려와 방문객들과 만나는 프로그램부터 앵무새 공연, 독수리 밥 주기, 코아티 외줄타기 등 다양한 체험이 마련돼 있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과 체험학습 장소로도 인기다. 특히 페루대사관은 지난해부터 8월 첫째 주를 ‘한국 알파카의 날’로 지정하고, 알파카월드를 방문하는 교류행사를 갖고 있다.

알파카월드를 거니는 알파카들. 알파카월드 제공

알파카월드 관계자는 “알파카월드는 장애인, 다문화가정 체험학습 지원 등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을 펼치고 있다”며 “지역주민과 군 장병, 홍천에서 숙박한 여행객에게 2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