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한 해외 주식 중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뉴욕 주식시장이 신고점을 찍으면서 개미들은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 채굴 기업 등 다양한 미국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28일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내국인의 해외투자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보관 잔액 중 미국 주식 비중이 2022년 말 79.9%에서 지난해 말 88.5%, 지난 20일 89.3%까지 점차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일본(4.8%)과 홍콩(2.1%), 중국(1.1%), 유럽(0.4%) 등에 대한 투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이달 들어선 투자 종목을 더욱 다양화하는 분위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27일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 종목은 스타벅스로 8537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85억6000만달러에 그쳐 지난달 말 88달러 수준이었던 주가가 지난 7일 71달러까지 급락했는데, 국내 투자자들이 대거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AI 대표 주자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도 7545만달러 순매수했고, 최근 구리 가격 급등에 따라 글로벌X의 구리 상장지수펀드(ETF)도 6980만달러 순매수했다. 글로벌X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ETF 운용 자회사이다. 또 인텔 6364만달러, 뱅가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ETF 5150만달러 등도 순매수세가 컸다.
다만 미국 주식에 대한 고평가 인식이 확산되는 데다 달러화가 약세로 반전할 가능성이 있는 등 투자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신 연구원은 “S&P500은 올해 들어 11% 상승했고 12개월 선행 주가 수익률은 20.3배로 지난 10년 평균인 18배를 웃돌고 있다”며 “최근 미국 증시 랠리를 견인한 대형 기술주들을 둘러싼 고평가 부담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달러화도 점진적인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차손 위험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투자가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인플레이션 6%,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시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 물가상승) 위험을 각각 경고했다”고 밝혔다. 대선 후 미 증시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거나 경기침체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