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사주 ‘이 팀장’ 조사 중 도주… 2시간 만에 검거

쉬는 시간 흡연 중 담장 넘어

청소년들에게 경복궁 담벼락에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연상케 하는 낙서를 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강모(30)씨가 경찰 조사 중 달아났다가 2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체포된 피의자가 도망치는 일이 두 달 연속 발생하면서, 경찰의 허술한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28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인근 건물 CCTV를 통해 확인한 경복궁 담벼락 낙서 사주 혐의 '이팀장' 강모 씨 도주 장면. 뉴시스

28일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오후 1시50분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서울경찰청 별관 1층 사이버수사대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던 중, 쉬는 시간을 틈타 도주했다. 강씨는 조사 도중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요청했고, 수사관 2명은 강씨의 수갑을 풀어주고 함께 건물 밖으로 나왔다. 건물 외부에서 흡연을 끝낸 강씨는 돌연 울타리를 뛰어넘어 도망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랴부랴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가용인원을 총동원해 검거에 나섰다. 서울청에서 약 300m 떨어진 교회 건물로 강씨가 들어간 것을 확인한 경찰은 오후 3시40분쯤 이 건물 2층 옷장에 숨어 있던 강씨를 검거했다.



지난달에도 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가 체포한 피의자가 현장에서 도주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마약범죄수사대장이 이 사실을 며칠이 지난 뒤에야 상부에 늦장 보고했다가 문책성 전보조치되기도 했다. 이른바 ‘이 팀장’으로 불린 강씨는 지난해 12월 임모(18)군과 김모(17)양에게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낙서하면 300만원을 주겠다’며, 국가유산인 경복궁 담장을 훼손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 지시를 받은 임군 등은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서울청 동문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함께 강씨가 운영하는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주소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