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를 걷다 보면 학생들 한명 한명 꿈들이 몽실몽실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강의 후 매운 떡볶이를 먹고 싶다는 작은 소망부터 좋아하는 음악을 평생 하며 살고 싶다는 낭만적인 꿈까지 다양하다. 나의 제자들에게도 어떤 꿈을 안고 한국에 왔는지 늘 물어본다. ‘BTS를 만나고 싶어서’라는 또래 감수성이 느껴지는 대답도 있지만, ‘한국에 정착하고 싶어서’, ‘한국 교육과정이 우수해서’라는 진지한 대답도 있다. 이런 대답을 들으면 지도교수로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와 비교하면 외국인 유학생들이 정말 많아졌다. 10년 사이 유학생 수가 2배로 늘어 지난해 20만명을 돌파했다고 하니 교육부가 내건 ‘2027년까지 유학생 30만명 유치’가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나 또한 교육 현장에서 유학생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니 30만명 중에 내 노력도 조금은 보태지지 않을까 하는 보람을 느낀다. 동시에 열심히 하자는 동기부여도 된다.
그런데 불안한 마음도 없잖아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만큼 이들에 대한 관리에 관심을 두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대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이 매우 좋아서 한국에 오지만 도착 순간 무수히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다. 언어장벽, 비싼 물가, 까다로운 비자 연장, 부족한 외국어 교과과정 등 단기간에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도 많다. 외국인이란 이유로 조별 과제에서 소외되고, 아파도 병원에 가기 쉽지 않다. 공휴일인지 모르고 식당에 갔다가 문이 닫혀서 그냥 왔다는 경험담은 매년 신입생들에게서 듣는다.
사하부트지노바 루이자 조이로브나 남서울대학교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