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하수처리장서 4년째 필로폰 검출

식약처, 하수역학 마약사용 조사
경기 시화·인천 사용추정량 최다
세종선 2023년 처음 코카인 검출도

우리나라 하수처리장에서 4년 연속 필로폰이 검출됐다. 세종 지역 하수에선 처음으로 코카인 성분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하수역학 기반 불법마약류 사용행태’에 대한 2023년도 조사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 오정은 교수팀이 2020년부터 용역연구를 수행하는 하수역학은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하수유량과 하수 채집지역 내 인구수 등을 고려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전국 17개 시·도별 최소 1개소 이상의 대표 하수처리장을 선정하고, 이곳에서 하수를 연간 분기별로 4회 채집해 주요 불법 마약류 성분인 필로폰(메트암페타민)·암페타민·엑스터시(MDMA)·코카인 등의 검출량을 조사했다.

 

국내에 가장 잘 알려진 불법마약류인 필로폰은 4년 연속으로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됐다. 다만 1000명당 일일 평균 사용추정량은 2020년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다. 필로폰 사용추정량은 2020년 24.16mg을 시작으로, 2021년 23.18mg, 2022년 18.07mg, 2023년 14.40mg으로 감소했다.

 

반대로 코카인의 전국 평균 사용추정량은 2020년 0.37mg에서 2021년 0.58mg, 2022년 0.40mg을 거쳐 지난해 1.43mg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세종의 경우 코카인 사용추정량이 2022년까지 0mg이었는데, 2023년 15.46mg을 기록했다.

 

지역별 사용추정량을 보면 필로폰은 경기 시화·인천이 높았고, 암페타민은 청주·광주, 엑스터시는 경기 시화·목포, 코카인은 서울(난지)과 세종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원장은 “마약류 폐해인식 실태조사 결과나 마약류 사범 수의 암수율(숨겨진 범죄 비율)을 고려할 때 이미 우리 사회의 불법 마약류 사용자가 만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코카인 사용추정량 증가에 대해 “국내에 유통되는 마약류 종류가 다양해지는 것으로 우려된다”며 “마약류 중독 확산의 위험성과 사회적 손실을 고려할 때 하루빨리 국가적 차원에서의 예방, 교육 및 치료와 재활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