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원주시 한 대학교 남자화장실에서 남학우가 용변 보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20대 남성이 원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 심현근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A(22)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2022년 5월 17일 오후 2시 10분 강원 원주시 한 대학교 학술정보원 건물 5층 남자화장실에 들어갔다.
이후 휴대전화 동영상 기능을 이용해 옆 칸에서 바지를 내리고 용변을 보던 학우를 촬영했고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같은 대학에 다니는, 친분이 없는 동성 피해자가 화장실에서 용변 보는 모습을 불법 촬영해 성적 수치심을 줬다”며 “이 같은 피고인의 행위가 처음이 아니었던 점은 불리한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범행 직후 피해자에게 발각돼 영상을 삭제한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사건 발생 후 대학을 자퇴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형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성폭력 범죄를 범한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이수명령을 부과하지 않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만원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