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알던 가장 오래된 은하보다 더 오래된 별빛 포착

빅뱅 이후 불과 2억9000만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의 은하가 제임스웹 망원경(JWST)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은하 ‘JADES-GS-z14-O’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발견된 은하는 현시점으로부터 약 137억1000만년 전에 존재한 것으로, 현재까지 발견된 은하 중 가장 오래됐다. 기존에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은하는 빅뱅 이후 3억2500만년 뒤에 포착된 것이었다.

 

빅뱅 이후 2억9000만년이 지난 시점에 있던 것으로 제임스웹 망원경에 관측된 은하 ‘JADES-GS-z14-O’의 모습. 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우주가 생성된 지 채 3억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존재한 은하가 발견되면서 우주의 진화 속도가 기존에 예상하던 정도보다 빨랐으며, 은하와 블랙홀의 생성도 더욱 빨리 이뤄졌음을 시사한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했다. 이번 관측을 주도한 이탈리아 출신 스테파노 카르니아니 박사는 “JADES-GS-z14-O는 이러한 현상의 원형”이라며 “우주가 단 3억년 만에 이러한 은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 은하가 예상보다도 훨씬 밝아 제임스웹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며, 이대로라면 이보다 더 오래전에 존재한 은하도 포착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ADES-GS-z14-O가 예상보다 밝은 이유는 초기 은하의 질량이 더 컸거나 우주 초기에 만들어진 별들이 오늘날의 별보다 더 밝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이들은 짚었다. 다만 이 은하가 어떤 유형의 별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에 참여한 케임브리지대 프란체스코 드에우제니오 박사는 “초기 은하는 우리가 가상모델에서 예측한 것보다 훨씬 더 밝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처럼 초기 단계의 우주는 현재와는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발사된 제임스웹 망원경은 이전 망원경들보다 멀리까지 우주를 가로질러 관측할 수 있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먼 은하의 빛은 이동하면서 더 긴 파장으로 뻗어나간다. 멀리 있는 은하들에서는 이 효과가 극도로 커져서 자외선조차 더 파장이 긴 적외선 파장으로 이동한다. 이런 빛은 제임스웹 망원경만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