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사에서 문제적 인물로 손꼽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기록을 또 하나 추가하게 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성추문 입막음 돈’ 관련 형사재판에서 배심원단이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내리며 미국 역사상 첫 유죄 평결을 받은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자연스럽게 미국 전·현직 대통령의 부끄러운 기록이 조명됐는데 이 중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 경찰에 체포된 ‘현직 대통령’의 이야기가 3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소개됐다. 1869~1877년 재임한 율리시스 그랜트(사진)가 문제의 대통령이다.
남북전쟁 북군 사령관으로서 승리를 이끌며 얻은 명성을 발판으로 최고 지도자 자리까지 오른 그랜트는 현직이던 1872년 워싱턴에서 마차를 타고 과속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흑인 경찰관 윌리엄 H 웨스트가 한 여성과 그의 자녀가 마차에 받혀 심하게 다친 사건을 계기로 ‘과속 마차’에 대한 민원을 접수한 뒤 조사한 것이 발단이었다. 조사 과정에서 웨스트는 별건의 ‘과속 마차’들에 대한 조사 및 단속을 벌였는데, 그중 하나가 그랜트 당시 대통령이 몰던 마차였다는 것이다. 다만 그랜트 대통령은 웨스트를 따라 경찰서까지 갔으나 법정에 서지는 않았다고 WP는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