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관련 각종 의혹을 밝히겠다며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발의한 특검법에 여권 내에서는 분위기가 다소 조심스러운 듯하다.
외교부 등 관련 기관에 김 여사의 인도 방문 자료가 남았을 테고 감사원의 감사 등으로도 충분히 밝혀낼 수 있는 사안인데, 오히려 특검법 카드를 꺼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벼르는 야권과의 충돌을 유발한다는 우려로도 비친다.
앞서 윤 의원은 전날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의 호화 외유성 순방, 특수활동비 유용 및 직권남용 의혹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윤 의원과 함께 구자근·박덕흠·주진우·강대식·김선교·이종배·최수진·강명구·박대출·임이자 의원이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법안을 대표로 발의한 윤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재직 당시 배우자 김정숙은 많은 비위를 저질렀다는 국민적 의혹을 받고 있다”며 “엄정한 수사로 명백히 규명되어야 할 범죄적 의혹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수사기관의 중립성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가중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중립적이고 공정한 특별검사 임명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에 대한 각종 의혹을 엄정히 수사해 그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 대통령 재임 중 배우자의 비위와 관련된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제1조로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의 호화 외유성 순방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과 그 직무 등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고 밝히는 법안은 김 여사의 순방과 직권남용 등 의혹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안들을 특검의 수사 대상으로 규정한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피의사실 이외의 수사 과정에 관한 언론브리핑 실시도 언급한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을 밝혀낸다는 취지인데, 해당 특검법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반응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오후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 나와 “국민들 눈에 어떻게 비칠지가 문제라고 본다”고 정리했다.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통과에 대한 국민의 지지 여론이 상당한 가운데 발의되는 ‘김정숙 여사 특검법’이 오히려 물 타기로 비칠 것을 우려하면서다.
유 전 의원은 “김정숙 여사 기내식에 6000만원 넘는 비용을 썼다는 거에 깜짝 놀랐지만 그런 거는 밝히면 된다”며 “우리가 지금 여당이고, 자료들도 다 외교부에 있을 텐데 그거(특검법)를 내놓는 게 국민들 눈에 타당한 대응으로 보일지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모든 것을 특검으로 하자 그러면 대한민국에 검찰과 경찰이 왜 있나”라고 윤 의원의 특검법 발의 예고에 반응한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법안을 가지고 오면 사인할 생각이 있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사인할 생각이 없다”며 “수사하면 될 일”이라고 답했다.
법안에 사인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김 여사 의혹을 겨냥한 성 사무총장의 비판은 거셌다.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성 사무총장은 “도종환 당시 문체부 장관이 인도 출장 2일 전 결재한 ‘공무 국외 출장 계획서’에 따르면 3박4일간 모든 일정의 식비로 책정된 금액이 총 692만원이었다고 한다”며 “그런데 (김 여사 동행에 따른) 기내식 4끼에 무려 6292만원이 쓰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끼에 1인당 약 44만원이 쓰인 것인데 얼마나 초호화로 기내식을 준비한 것이냐. 황후의 식단은 금으로 요리하냐”고 비꼬았다.
계속해서 “민주당은 종북 좌파 목사의 공작 사건인 300만원짜리 디올 백 사건도 특검해야 한다는 정당”이라며 “같은 기준이면 기내식 4끼 6292만원과 관봉권(띠로 묶은 신권)을 이용한 명품 옷 구매, 프랑스 국적의 단골 디자이너 딸을 청와대에 특혜 채용한 의혹 등은 특검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은 4일 오전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정숙 여사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그런 것들을 특검으로 과연 가져가는 게 좋냐 생각해볼 문제”라면서도, “윤상현 의원이 이런 문제가 있었던 영부인이라고 일침을 가한 건 잘했다고 본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