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각을 세우며 잠룡 간 경쟁을 본격화 하고 있다.
오 시장은 4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특검법과 관련해 “1심 판결을 나흘 앞두고 발의한 일명 이화영 특검으로 ‘사전 면죄부’라도 받으려는 것이냐”며 “특검, 장외투쟁, 촛불로 이어지는 민주당의 공세는 삼권분립이라는 우리 헌정질서를 뿌리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민주당이 발의한 이화영 특검의 본질은 자신들 입맛에 맞지 않는 검찰 수사팀을 수사하자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말하는 ‘사법부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진정 ‘사법부에 대한 민주당의 통제’를 말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50억 클럽 혐의를 받고 있는 권순일 전 대법관을 통해 허위사실 공표 사건에서 무죄 면죄부를 받았다는 재판 거래 의혹도 받고 있지 않느냐”며 “25년째 정치하지만 정말 과거에는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정치를 자주 목격하는 요즘”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이 대표와 조국혁신당이 서울시의 저출생 대책 중 하나인 ‘정·난관 복원 시술비 지원’ 사업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노무현정부 시절부터 저출생 대책으로 전국민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한 사실은 알아보셨느냐”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정·난관 복원) 시술 지원은 서울시 외에도 전남 영광군·목포시·진도군·함평군, 경기 군포시, 충북 제천시, 경남 창원시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라며 “서울시에서는 매년 100~110명의 시민이 정·난관 복원 수술을 받는다. 수술 성공률은 70~90% 정도 되고, 전체의 30~70%가 임신 능력을 회복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분들에게 100만원씩 1년에 총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게 그렇게 이상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올해 서울시는 저출생 대책 121개 사업에 4조137억원의 예산을 사용한다. 서울시가 저출생의 핵심을 모르는 것처럼 비판하는데 정·난관 복원 지원은 잔가지 중의 잔가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의 정·난관 복원 시술비 지원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근본적이고 거국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 대표 등이 요구한 지구당 복원과 관련해 “여야가 동시에 지구당 부활 이슈를 경쟁적으로 들고 나온 이유에는 당 대표 선거에서 이기고 당을 일사불란하게 끌고 가려는 욕심이 있다는 것이 저의 판단”이라며 “한국 정치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2002년 ‘차떼기’로 불린 불법 정치자금 사건 이후 2004년 지구당 폐지 등을 담은 일명 ‘오세훈법’(정당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주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