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5일 경남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든 1만번째 항공엔진이 출하됐다. 공군 TA-50 훈련기 F404 엔진이 주인공이다. 1979년 공군 F4 전투기용 J79엔진 생산을 시작으로 45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항공엔진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전 세계에서 항공엔진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만 보유하고 있는데, 그 속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동안 구축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 차세대 엔진을 개발할 계획이다.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도 준비하고 있다.
◆전투기 엔진 생산 1만대 돌파
◆독자 엔진 개발을 향하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투기 엔진들은 제너럴 일렉트릭사가 개발한 것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면허생산을 하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제 독자 엔진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 중후반까지 정부와 함께 KF-21 엔진과 동급 수준인 1만5000파운드급 엔진의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쉽지 않은 길이긴 하다. 대한민국 엔진기술은 선진국 대비 70% 수준까지 높아졌지만 소재 기술은 40∼50% 수준으로 앞으로 확보해야 할 기술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독자 엔진 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는 앞으로 항공엔진 수입·수출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설명했다. 전투기 장착 엔진 개발 기술을 가진 선진국들이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수출관리규정(EAR) 등 각종 규제에 따라 엔진 관련 기술 이전과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유무인 복합운용 등이 요구되는 6세대 전투기 글로벌 경쟁에도 대응하려면 독자 엔진이 필요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항공엔진 개발은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숙명”이라며 “고효율, 고신뢰성의 엔진기술을 확보해야만 주변국의 기술 확보 수준에 대응해 안보 주권, 경제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페이스 시대’ 이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로 도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99년 과학관측로켓(KSR-Ⅲ) 개발을 시작으로 26년간 액체로켓 발사체 엔진을 생산해왔다. 2003년 나로호 사업에 참여했으며, 누리호 75t급 34기, 7t급 12기를 모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를 잇는 차세대발사체(KSLV-Ⅲ) 개발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사로 선정됐다. KSLV-Ⅲ는 달 착륙선 등 주요 탑재체를 우주로 보낼 새로운 발사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설계부터 발사 운용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세대발사체 사업으로 확보한 기술과 경험으로 민간 주도 우주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위성제조업체 쎄트렉아이와 위성통신 원웹, 위성안테나 카이메타 등에 투자·인수하며 우주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올해 발사체 단조립장도 준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우주 수송에 위성 제작과 위성 서비스까지 갖췄다”며 “우주산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발사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