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 2%대 둔화에도 ‘金과일’은 여전

5월 2.7%↑… 두 달 연속 2%대 유지
사과 80%·배 126%↑… 고공행진 지속
석유류 3.1% 올라 16개월 만에 최고치

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2.9%)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에 머물면서 소폭 하향했다. 다만 과일 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했고, 국제유가 상승에 석유류 가격은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일 판매대.    연합뉴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7% 올랐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1월 2.8%에서 2월 3.1%, 3월 3.1%로 커졌다 4월 2.9%로 하락했다.

먼저 지난달 농산물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9.0% 올랐다. 4월보다 상승폭이 2.5%포인트 낮아졌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여전히 강세를 이어갔다. 작황 부진에 따른 공급 부족이 지속돼 사과(80.4%), 배(126.3%) 등 과일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밥상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신선식품지수도 17.3% 올랐다. 이 지수는 계절과 기상여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이 가운데 신선채소의 오름폭은 4월 12.9%에서 5월 7.5%로 둔화됐다. 신선과실은 지난달 39.5% 올라 상승폭이 4월(38.7%)보다 0.8%포인트 확대됐다. 석유류는 3.1% 올라 4월(1.3%)보다 1.8%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작년 1월(4.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폭은 2.8%로 4월과 같았다. 외식 물가 오름폭이 2.8%로 4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지만, 관광 등 외식제외서비스는 같은 기간 2.7%에서 2.9%로 확대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올라 4월(2.3%)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최근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둔화를 감안할 때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 가운데 국내외 경기 흐름, 기상여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