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4일 의사 총파업(집단휴진) 찬반을 묻는 투표에 돌입하며 집단행동을 본격화했다.
의협은 이날부터 나흘간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해 회원들의 총의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후 오는 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해 의료계 투쟁 동력을 결집할 계획이다.
이날 의대 교수, 봉직의, 개원의는 물론 전공의, 의대생 등이 의협을 중심으로 뭉쳐 대정부 투쟁을 선포할 계획이다.
의협은 정부가 수련병원과 전공의에게 내린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과 업무개시명령 등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정부가 아무 대책 없이 의료농단, 교육농단 사태를 일으켰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의료 정상화를 위한 능력도 의지도 없음을 국민 앞에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런 근거 없이 2000명 의대정원 증원만 고집하며 일으킨 의료 사태의 책임을 각 병원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정부를 사직한 전공의들이 어떻게 믿고 돌아오겠느냐”며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의대 증원 절차 전면 중단을 위해 앞장서서 '큰 싸움'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수가 협상을 통해 정부가 저수가로 왜곡된 필수의료를 실릴 의지가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며 “전 회원의 뜻을 모아 정부의 의료농단, 교육농단을 막아내고 의료 정상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의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가 예고된 후 의대 커뮤니티 등에서는 “사직서 수리 후에도 전공의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들에 대한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을 철회하며 한발 물러섰지만 의료계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특히 증원 백지화를 요구해온 전공의들은 사직서가 수리되더라도 ‘달라진 건 없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료공백이 당장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일부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몇몇 수련병원이나 병원 의국별로 사직서 수리에 대해 하나로 뜻을 모으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또 병원 또는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으면서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의사 면허가 묶여 있어 원래 직무를 하지 못해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