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 의사를 밝힌 여성 지인에서 계속 교제를 종용하며 여러 차례 스토킹을 한 혐의를 받는 해양경찰관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4형사부(항소부·재판장 정영하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A씨(48)의 항소심 재판에서 검사와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2021년 10월18일부터 22일 사이 여성 지인 B씨를 8차례에 걸쳐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B씨가 운영하는 카페나 B씨 부모가 있는 식당에 찾아가 ‘교제를 해달라’는 취지로 말하는 등 지속해서 B씨를 스토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B씨가 ‘찾아오거나 연락하지 말아달라’며 거듭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A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B씨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B씨와) 교제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해양경찰관이던 A씨는 B씨의 자택 주변에 공무용 순찰차를 정차해 둔 채 집 앞을 여러 차례 지켜보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A씨)의 범행으로 인해 B씨가 상당한 불안감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점과 용서받지 못한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스토킹 범행 횟수와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유죄를 인정했다.
검사와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똑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 가족 등에게 접근하거나 전화 또는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글이나 말 등에 도달하게 한 스토킹은 비교적 경미한 수준의 개별 행위라 하더라도 반복되면 피해자가 느끼는 불안감 또는 공포심이 비약적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주장 중 좋게 관계를 마무리하고 싶어 찾아간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A씨의 주관적 동기나 목적만으로는 사회 통념상 용인 가능한 범위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검사의 양형 부당 항소도 이유가 없어 기각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여성가족부에서 2022년 발표한 여성폭력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집계된 스토킹 상담 건수는 2019년 2505건, 2020년 2235건으로 나타난 것에 비해 2021년에는 5454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통계는 여성긴급전화 1366을 중심으로 집계됐지만 2019년 이후 가정폭력상담소와 성폭력피해상담소에서도 집계가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