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쪽 개원’한 22대 국회… 민주당 원 구성 협상 과욕 버려라

법사위·운영위 놓고 여야 대치
권력 분점 관행 존중이 합리적
禹 의장 중재자 역할 충실해야

여야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어제 결국 22대 국회도 4년 전처럼 ‘반쪽’ 개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둘러싸고 여야가 한 치 양보 없이 대립하며 국민의힘은 본회의를 보이콧했고,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자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학영 부의장을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국회부의장 후보도 내정하지 않았다. 헌정사상 첫 야당 단독 개원으로, 그동안 여당 단독 개원도 1967년과 2020년 두 차례밖에 없었다. 또다시 22대 국회도 첫날부터 파행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어제 협상에서 양당은 모두 법사위, 운영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자당 몫으로 주장하며 이견만 확인했다. 국민의힘은 김희정 의원이 법사위원장은 원내 2당이,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도록 명문화하는 내용의 ‘국회 독재 방지법’까지 발의하며 맞섰다. 원 구성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거대 야당 민주당이 과욕을 버려야 한다. 물론 국회법은 상임위원장을 다수 득표자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회에선 16대 국회부터 제1당이 국회의장을 맡고 제2당은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는 게 관례였다. 다수당이 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다 가져가면 견제와 균형이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독식의 명분으로 ‘총선 민심’을 내세우는데, 수시로 변하는 게 민심이다. 만약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의석을 싹쓸이한다면 민주당은 순순히 법사위원장을 내줄 것인가. 과거 민주당 전신인 통합민주당은 18대 국회에서 81석으로도 법사위원장을 차지했다.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원장도 여당이 맡는 게 관행이다. 이를 고려하면 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고, 과기정통위원장을 민주당 몫으로 하는 게 합리적이다. 민주당이 진심으로 여야 협치를 중시한다면 권력 분점 정신을 지켜야 한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상임위원장 선출을 7일 본회의 표결을 통해 마무리 짓겠다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상임위원회 18개를 독식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생과 협치는 물 건너가고 정쟁만 격화할 것이다. 우 국회의장이 ‘의장 당적 금지’의 의미를 깊이 새겨 조정자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 경선 당시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을 강조했던 우 의장이 우려대로 한쪽 편을 들면 여야 간 대결이 극단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7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표결을 밀어붙인다면 우 의장은 그것부터 제동 걸고 여야 간 추가 협상을 주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