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과대학·병원 교수들의 무기한 전체 휴진 결정에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도 모든 의사 회원을 대상으로 강경 투쟁을 위한 투표를 벌이는 가운데 이들의 움직임이 의료대란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의사들 사이에서는 2025학년도 의대 입장 증원 규모가 전례 없을 만큼 큰 데다 전공의들이 계속해서 큰 피해를 감내하는 만큼 종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동네 의원을 포함해 진료를 접는 병원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반면 시민사회에서는 휴진 움직임이 크게 확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의비는 앞서 '전체 휴진'을 논의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휴진 결정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해 휴진에 동참할 여지를 남겼다.
다만 의대 교수들의 휴진 참여율은 이번에도 높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서울대 의대 산하 3개 병원은 4월 30일부터 주 1회 휴진을 의결할 당시 투표율이 "절반을 훌쩍 넘었다"고 설명했지만, 미리 잡아둔 진료 예약 때문에 실제 휴진 참여 인원은 많지 않았다.
이달 17일부터 하겠다는 휴진을 포함한 강경 투쟁에 대한 설문에도 절반을 조금 넘은 63.4%만 찬성했기 때문에 대대적인 휴진으로 이어질 공산은 적어 보인다.
전의비 역시 한때 '일주일 휴진'을 고려했으나 환자 피해를 두고 볼 수 없다며 휴진 방침을 거둔 바 있다.
개원의 중심의 의협 투표 결과도 관심사다.
의협은 앞서 지난달 30일 전국 동시 촛불집회에서 임현택 회장이 "6월 큰 싸움"을 예고한 이후 집단행동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 의대 증원 추진 당시 개원의들의 집단행동 참여율이 10%에 못 미쳤지만, 이번에는 워낙 큰 폭으로 증원을 확정 지은 데다 전공의들이 현장을 벗어나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내부 전망이 나온다.
의협 채동영 이사는 "(증원 등 정부 정책이) 워낙 일방적으로 강행됐고, 전공의 선생님들이 이렇게 앞장서서 다친 경우가 없었다"며 "현재 유례 없이 투표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원가에서도 '(투쟁) 날짜만 달라'는 분들도 많고, 어떻게들 선배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들을 하고 계신다"며 "각 대학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투쟁 열기를 전했다.
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이들의 움직임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의협은 집단 휴진을 결의해도 개원의들의 참여율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더구나 정부가 비대면 진료까지 열어둔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가 절대 쉴 일은 없지 않겠나"고 전망했다.
아울러 "현재 서울대병원만 단독으로 움직이고, 그 밖의 다른 대학병원들은 아직 전혀 동요도 없다"면서 대학병원 휴진이 확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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