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먹고 식중독? 유통기한 없다고 안심하면 ‘큰 코’ [건강+]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식중독 발병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름철이 되면 높은 온도와 습한 기후 때문에 세균과 바이러스의 증식이 활발해져 음식물에 의한 식중독 발생 위험이 커진다. 특히 여름철 시원하게 먹는 아이스커피나 아이스크림을 통해서도 식중독 균에 감염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이스크림.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식약처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식중독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6~8월 평균 환자 수는 2061명으로 전체(1~12월, 5151명) 대비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중독은 변질된 음식물을 섭취한 후 소화기가 감염돼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급성 또는 만성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냉동 상태로 유통되는 아이스크림을 섭취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무더운 여름철 즐겨 먹는 아이스크림 포장지에는 유통기한 표기 대신 제조일자가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현행법상 아이스크림은 유통기한이 아닌 제조일자 표시제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빙과류는 제조 단계에선 살균 공정을 거치고, 생산 후 영하 18℃ 냉동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미생물이 증식할 수 없다. 또 냉동 상태에서 물리적, 화학적 변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몇 년 전 제조된 아이스크림이 유통되기도 하는데, 제조 후 2년이 지났다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최근 제조한 제품일지라도 유통 과정에서 녹았다 다시 얼린 아이스크림 역시 변질됐을 가능성이 높다. 포장지 겉면에 성에가 낀 경우, 포장지 안에서 내용물이 흐른 흔적이 있는 경우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름철 즐겨 먹는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주의해야 한다. 오염된 제빙기에서 만들어진 얼음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명 커피 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21곳에서 오염 얼음이 발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얼음 틀 자체는 식품이 아니지만, 얼음이 직접 맞닿는 만큼 식품처럼 꼼꼼히 관리해야 한다. 오염된 틀에서 만들어진 얼음은 녹으면서 균이 음료로 이동할 수 있다. 제빙기를 청결히 관리하려면 주기적으로 세척‧소독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하고 급‧배수 호스 청소 등으로 물때나 침전물이 쌓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이외에도 식중독 예방을 위해선 여름철 음식 섭취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육류나 회 등을 날 것으로 섭취할 땐 비브리오균 등 식중독균 예방을 위해 수돗물에 2~3회 깨끗이 씻고 칼과 도마는 머리·내장·껍질 제거용과 횟감용을 구분해 사용하고 간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엔 충분히 가열·조리하여 섭취해야 한다.

 

채소류는 땅에서 재배돼 식중독균 발생 위험이 있는 만큼 충분한 세척이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품을 수돗물에 2분 이상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약 30초 세척하면 노로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리스테리아균 역시 물 세척 후엔 거의 사라진다. 

 

또 식품을 보관하는 냉장·냉동고 안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한다. 식품은 밀폐용기 안에 담아 분리해 보관한다. 상온에 보관해 세균이 이미 독소를 생산해낸 음식은 끓이더라도 이미 균에 만들어진 독소가 파괴되지 않으므로 버려야 한다. 

 

식중독에 감염되면 설사나 복통,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해야 한다. 탈수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전해질을 추가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때 설사를 멎게 하는 지사제는 식중독 원인균을 장 속에 오래 머물게 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증상이 줄어들면 미음이나 죽 등 담백한 음식을 섭취하고,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될 땐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한편 지구 온난화로 매년 여름 시작이 앞당겨지면서 식중독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이 기상 예측자료를 이용해 식중독 발생 건수를 예측한 바에 의하면, 2090년경 한국의 식중독 발생 건수는 연평균 337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