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7개월만에 순방 재개... ‘탄탄탄’ 국가 택한 이유는

실크로드 영광 이을 ‘K-실크로드’
윤, 투르크·우즈벡·카자흐 국빈 방문
한·중앙아 5개국 정상회의 창설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이후 7개월만에 재개하는 순방 목적지로 중앙아시아를 택했다. 여기에는 윤석열정부의 3번째 지역특화 전략이자 우리나라의 첫 중앙아시아 외교전략인 ‘K-실크로드 협력구상’이 자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고대 실크로드 중심지 중앙아시아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글로벌 복합 위기 확산으로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들 국가는 석유, 천연가스, 희귀광물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전략적·경제적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천연자원 부국으로 꼽힌다. 카자흐스탄은 멘델레예프 주기율표(118개)에 나오는 대부분의 광물이 매장돼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 4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석유와 가스 외에도 금, 몰리브덴, 텅스텐 등 다수의 희귀금속도 보유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리튬, 우라늄 핵심 광물분야의 공급망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이들 국가는 경제적 축면 외에도 한국과 각별한 역사적 인연이 있다. 김 차장은 “중앙아시아는 우리 민족 후손 고려인이 거주하는 지역”이라고 언급했다. 옛 소련연방 시절 극동지역에 거주하던 고려인들이 1937년 중앙아시아로 이주해 현재 32만명에 달하는 고려인 동포가 거주하고 있다.

 

윤석열정부는 이 같은 이유로 중앙아시아 특화 외교 전략을 세워 이들과의 관계를 한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순방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최근 국정지지율(21%) 하락과 여러 난제들 속에 이미 앞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지난달 서울에서 개최하는 등 외교 실적을 쌓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 왔다. 특히 한·아프리카 첫 다자회의 개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국빈 방문 등 한국의 외교적 지평을 넓혀왔다는 평가도 받는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순방을 통해 동행, 융합, 창조를 3대 기본원칙으로 삼아 자원협력(Resources), 공적개발원조(ODA), 동반자협력(Accompany), 유기적 협력(Drive) 등 4대 로드(ROAD) 추진 체계를 이행 하겠다는 목표다.

2023년 11월 26일 영국·프랑스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김건희 여사와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 차장은 “3개 기본 원칙으로 공고한 신뢰 기반, 서로의 역량과 강점을 조화롭게, 중앙아시아의 발전, 새로운 협력 모델을 창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를 창설해 내년 첫 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이번 순방국 3곳과 더불어 키르기스탄과 타지키스탄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1992년 한국과 수교해 30여년간 정상급 교류를 이어왔다. 특히 에너지, 건설, 교육, 투자 등 경제 분야에서 협력이 강화됐다. 김 차장은 이번 순방에 대해 “외연을 넓히고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는 데 기여 할 것”이라며 “한·중앙아시아 실크로드 협력 구상에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확고한 지지를 확인하고 이행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