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 설탕보다 낫다며?”…‘이것’ 심장마비·뇌졸중 위험 2배 높여 [일상톡톡 플러스]

발끈한 업계 “저칼로리 감미의 안전성, 효능 입증한 수십년간 과학적 증거와 배치”

“자일리톨, 반려견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섭취시 즉시 동물병원 데려가 치료해야”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픽사베이

몸에 이로운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인공 감미료 ‘자일리톨(Xylitol)’을 다량 섭취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8일 식품 및 의료계 따르면 자일리톨은 식물에서 추출한 설탕 대체재로 당알코올의 일종이다. 천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양이 매우 적어 화학적 공정이나 미생물 균주를 통한 방법으로 생산된다.

 

설탕만큼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절반도 채 되지 않아 무설탕 껌, 기침 시럽, 비타민 젤리 등에 주로 사용되고 케첩, 바비큐 소스, 푸딩, 팬케이크 시럽 등에도 대량 첨가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자일리톨을 먹어도 혈당이 아예 오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섭취 후 혈당 상승 정도(혈당 지수)는 설탕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클리블랜드 러너 연구소의 연구팀은 지난 6일(현지시각) '유럽 심장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자일리톨은 주요 심장 질환(MACE) 발생 위험과 관련이 있고 생체 내에서 혈전증 가능성을 키운다며 "자일리톨의 심혈관 안전성을 조사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결과는 2004~2011년 심장병 환자의 혈액 표본 1157개와 심장병 고위험군에 속하는 2100명 이상의 혈액 샘플 등을 분석해 얻은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자일리톨이 혈소판을 더 쉽게 응고시킬 수 있으며, 응고된 혈전이 심장으로 이동해 심장마비를 일으키거나 뇌로 이동해 뇌졸중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자일리톨 수치가 가장 높은 사람의 심장 마비·뇌졸중·사망 위험은 자일리톨 수치가 낮은 사람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앞서 이 연구팀은 지난해 2월 발표한 논문에서 또 다른 당 알코올인 에리트리톨에 대한 비슷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당시 사람들의 혈중 에리트리톨 수치가 가장 높았을 때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이 3년 이내 거의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로 옥수수에서 추출되는 에리트리톨 역시 저칼로리 식품 등의 대체 감미료로 쓰인다.

 

저칼로리 식품·음료 업계의 협회인 칼로리통제위원회(CCC)의 회장 카라 손더스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저칼로리 감미료의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한 수십 년간의 과학적 증거와 상반된다"고 비판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하는 대체 감미료를 피하라고 경고하며 저칼로리 감미료의 장기적 유독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러너 연구소의 스탠리 헤이즌 박사는 대체 감미료의 사용이 건강에 미칠 영향이 미지의 영역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레이즌 박사는 CNN 인터뷰에서 "인류가 설탕을 대체하는 부자연스러운 가공식품을 주입하기 시작한 최근 20년 안짝을 제외하고는 자일리톨을 이렇게 높은 수준으로 경험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자일리톨은 반려견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어 강아지를 키우는 가정에선 보관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자일리톨은 당알코올계 감미료로, 사람에겐 독성이 없고 치아 건강을 이롭게 하지만 개의 몸속에서는 포도당의 3~7배 강도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혈당, 저칼륨혈증, 저인혈증을 유발하며 저혈당성 쇼크, 용혈성 빈혈, 간 손상까지 일으킬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가 자일리톨에 중독되면 초조해하거나 타액을 많이 분비하고, 호흡이 달라지거나 구토·설사·발작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며 “반려견이 자일리톨 치약 등을 삼켰다면 즉시 동물병원에 데려가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