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8일 너나 할 것 없이 “일하고 싶다”고 외쳤다. 다만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선점한 법사위·운영위원장을 내놓으라면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원 구성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하면서다. 이미 법사위·운영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과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계속 협상에 임하지 않을 경우 10일 본회의에서 이들 선출 안건에 대한 단독 표결을 강행한단 방침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야당은 ‘법대로’와 ‘일하는 국회’를 강조하며 입에 발린 소리를 하고 있다”며 “언뜻 들으면 ‘법을 지켜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들리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진의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21대 야당의 행태를 돌아보면 그들이 말하는 법대로가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뻔히 내다보인다“며 “그들만의 법대로 정쟁을 유발하는 일만 할 것이라면 국회를 억지로 열어젖히는 것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냐“고도 했다.
장 원내수석대변인은 “우리 여당이야말로 정말 간절하게 일하고 싶다. 21대에 안타깝게 폐기됐던 입법과제를 시급하게 실천하고, 각종 민생 현안을 챙기고 싶은 마음에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라며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진정으로 일할 생각이라면 지금이라도 탐욕을 멈추고 법사위와 운영위를 제자리에 가져다 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법사위·운영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는 게 결국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 등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상임위 명단 제출을 거부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중대한 현안들과 민생이 벼랑 끝에 내몰린 시기에 기어코 국회를 개점휴업 상태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황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법사위, 운영위를 여당 몫으로 하면 당장이라도 원 구성 협상에 타결하겠다’고 요구한다. 22대 국회를 오직 대통령 부부를 지키기 위한 방탄 국회로 만들겠단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심지어 추경호 원내대표는 방탄 국회를 만들기 위해 국회의 전통과 원칙까지 들먹였다.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화 이후 최대치의 거부권 행사를 한 대통령, 자신과 배우자를 지키기 위해 특검을 거부한 대통령의 호위부대를 자처해온 국민의힘이 국회의 전통과 원칙을 말하냐. 대통령 부부를 지키기 위한 식물국회를 만드는 게 국회의 전통이고 원칙이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이 9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요청해 10일 본회의에서 11개 상임위원장 우선 선출을 추진할 예정인 가운데 본회의 개최의 ‘열쇠’를 쥔 우 의장은 사실상 ‘신속한 원 구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우 의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양당 원내대표에게 일요일(9일)에라도 만나자는 연락을 넣었다. 절박한 민생, 빨리 원 구성을 마치고 일을 시작하라는 국민의 요구, 이것 말고 지금 국회가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 또 있겠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