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환자에게 금지된 약을 투여해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의사가 유죄를 선고받자, 판사의 실명 공개하며 "제정신이냐?"고 질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사진까지 공개해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3-2부는 최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 A 씨(60대)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 씨는 2021년 2월 경남 거제시에 있는 한 의원에서 근무하던 중 내원한 80대 환자 B 씨에게 맥페란 주사액(2㎖)을 투여했고. 부작용으로 전신 쇠약과 발음장애, 파킨슨증 악화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병원을 찾기 1년 전 파킨슨병을 진단받았고, 영양제 주사를 맞기 위해 해당 병원에 방문했다. 맥페란 주사액은 구역·구토 증상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다.
다만 파킨슨병 환자에게 투여할 때는 그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투여가 금지되고 있으며, 고령자에게도 신중한 투여가 권고된다.
1심에선 A 씨가 환자의 병력에 파킨슨병이 포함되는지 등을 확인해 투여하지 않았어야 할 맥페란 주사액을 투여해 B 씨를 다치게 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A 씨와 변호인은 "의사로서 문진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으므로 업무상과실이 없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에서도 "A 씨 스스로도 '피해자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점을 알았다면 맥페란 주사를 처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피해자의 병력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맥페란 주사액을 투여한 건 A 씨의 업무상과실이며 이에 따른 상해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임 회장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환자 치료한 의사한테 결과가 나쁘다고 금고 10개월에 집유 2년이요? 제정신입니까?"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인터뷰했던 사진을 첨부하며 "병의원에 올 때 병 종류와 무관하게 의사 양심이 아니라 반드시 '심평원 심사 규정'에 맞게 치료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임 회장은 회장 선거에 출마할 당시 '의료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일명 의사면허취소법)의 재개정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그동안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해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때 의사면허가 취소됐지만 개정안에는 '모든 범죄'에 대해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사면허가 취소된다. 그는 "의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악질 중범죄에 대해서만 국한할 수 있게 (법을) 바꾸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의협이 오는 18일 전면 휴진하고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의협은 의대 교수와 봉직의, 개원의 등이 참여하는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대정부 투쟁에 관한 전체 회원 투표 결과를 공개한 뒤 이같이 밝혔다.
임 회장은 투쟁 선포문에서 “정부의 무책임한 의료농단, 교육농단에 맞서 대한민국 의료를 살려내기 위해 우리 모두 분연히 일어날 것”이라며 “범의료계 투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총력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