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의료쇼핑’ 막는다…처방시 투약 이력 확인 의무화

“의존성 강한 펜타닐 먼저…의무화 대상 늘릴 계획”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브리핑실에 펜타닐 성분 함유 정제, 패치제 제품들이 놓여 있는 모습. 뉴시스

 

앞으로 펜타닐 성분을 함유한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하려는 의사와 치과의사는 환자의 의료용 마약류 투약 내역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내용의 ‘의료용 마약류 투약 내역 확인 제도’를 오는 14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사와 치과의사는 나르코설하정, 펜타덤패취 등 펜타닐 성분 의료용 마약류 39개 품목의 처방전을 발급하기 전, 환자의 1년간 의료용 마약류 투약 내역을 조회해야 한다. 이때 환자에게 미리 조회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이른바 ‘좀비 마약’이라 불리는 펜타닐은 암이나 척추질환 등에 진통제로 사용된다. 중독성이 강해 엄격히 처방해야 하는데, 이른바 ‘의료 쇼핑’ 문제가 지적돼오곤 했다. 펜타닐의 중독성과 환각 효과는 헤로인의 50배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의 조회 결과 과다·중복 처방 등 오남용이 우려되는 환자에게는 펜타닐 성분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긴급한 사유가 있거나 오남용 우려가 없는 경우, 암 환자의 통증 완화를 위해 처방하는 경우 등은 환자의 투약 내역을 확인하지 않고 의료용 마약을 처방할 수 있다.

 

식약처는 투약 내역을 확인하지 않고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 향후 개별 진료 사례에 맞춰 판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의존성이 강한 펜타닐을 투약 내역 확인 대상으로 우선 지정하고, 향후 대상 성분과 품목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채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안전기획관은 “이번 제도 시행에 따라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돌며 펜타닐 정제·패치제를 과다·중복으로 처방받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되어 마약류 오남용이 줄어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