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상황은 더불어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해서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국회 운영을 하려는 것이라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11일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굉장히 결연하게 강하게 맞서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앞세워 주요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고, 입법 드라이브를 거는 데 대해 강경 대응하기로 총의를 모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의총에선 대야 투쟁의 방법론을 두고 백가쟁명식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상임위원장을 맡고 상임위에도 참여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은 국회 전면 보이콧 여부 등 대응 방안을 놓고 당분간 매일 의총을 열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 108명 전원의 이름으로 우원식 국회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의총에선 “집권 여당이라는 상황과 (민주당이 전체 상임위를 독식한) 3∼4년 전을 생각해 봤을 때 상임위원장을 맡아야 한다”, “상임위에 참여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TK(대구·경북)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에서 지고 지난 두 달 동안 의원들은 의총에서 함박웃음을 짓고,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황당한 소리나 해대고 정부·여당이 한 게 아무것도 없지 않으냐”며 “국민들은 ‘너희가 뭔데 국회에 안 들어가느냐’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임위를 빨리 배정해서 토론이라도 하고 (민주당 주도 법안이) 단독 통과되지 않게 길목은 지키고 있어야 한다”며 “억울하고 열 받지만, 총선 결과의 반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초선 의원도 “해결해야 할 민생 문제들이 많은데 여당이 언제까지 계속 보이콧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원내 지도부가 돌파구로 꺼낸 특위에 대해서도 “개별 이슈 차원이 아닌 상임위 중심으로 개편하자”는 등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