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에서만 보던 가면무도회의 한 장면이 생각나네요. 갈라 디너 복장 안내를 보고 정말 드레스를 입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챙겨오길 잘한 거 같아요. 일상에선 경험하지 못할 순간이에요.” 부산-일본 나가사키(長崎)를 왕복하는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호에서 열린 크루즈 뮤직페스터벌의 갈라 디너에 참여한 승객 이아현씨가 말했다.
크루즈 여행과 페스티벌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상의 틀을 탈피한 낭만이 흐른다는 것이다. ‘잇츠더쉽’(IT’S THE SHIP)은 크루즈 여행과 뮤직 페스티벌을 결합한 독특한 해상 문화·관광 이벤트다.
아시아 최대 규모 글로벌 해상 페스티벌로 불리는 이츠더쉽에는 지금까지 9차례 항해를 통해 전 세계 88개국 4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올해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츠더쉽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11만t급 초대형 유람선 코스타 세레나호의 부산-나가사키 왕복 코스에서 지난달 5월23∼26일 3박4일간 진행돼 반복되는 일상에 무료함을 느끼던 이들에게 특별함을 불어넣었다.
배가 부산항을 출발하자 아티스트 공연은 바로 시작됐다. 공연은 크게 두 곳에서 진행됐다. 배의 중간에 위치한 크라운(메인) 스테이지와 후미에 자리한 앵커(세컨드) 스테이지에서다. 크라운 스테이지에서 1일차 헤드라이너 옐로우 클로(Yellow Claw) 등 참가뮤지션들이 새벽 내내 화끈한 공연을 진행했다. 동시에 세컨드 스테이지에서도 ‘덱셀렉타’의 우승자 유만스(YOOMANS)를 포함한 DJ들의 공연으로 크루즈 곳곳의 열기를 상승시켰다. 옐로우 클로는 메인 스테이지 공연 후 세컨드 스테이지로 넘어와 자신들의 부캐(메인캐릭터와는 별개로 만든 서브캐릭터) 하우스·테크노 아티스트 유로 트래쉬(EURO TRASH)로 공연하며 가장 바쁜 밤을 보냈다.
크루즈 2일차 오전 일본 규슈(九州)의 주요 항구도시인 나가사키에 도착했다. 일본 자유관광 시간이 반나절 정도 주어졌다. 시내투어를 마친 승객 탑승 후 갈라 디너로 크루즈에서의 두 번째 밤이 시작됐다. 갈라 디너는 참석자들이 턱시도와 드레스를 차려입고 가면을 써야만 참석할 수 있다. 편한 복장으로 공연을 즐기던 어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2일차 공연은 헤드라이너 ‘차미’(Tchami)를 비롯한 아티스트들이 자신들만의 사운드를 자랑했다.
3일차는 대한해협의 공해(公海)상에서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크루즈 야외 풀에서 수영과 선탠을 즐기며 지금까지의 페스티벌과는 또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즐겼다. 요가, 트월킹 클래스, 3대3 농구, 자쿠지아이스 챌린지, 보드게임 등 아티스트와 참석자가 함께 즐기는 활동도 진행됐다. 저녁에는 노르웨이 출신 DJ 듀오 ‘다트위카즈’(Da Tweekaz)의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무대로 페스티벌의 열기가 절정에 이르게 했다.
이 이벤트는 아침부터 새벽까지 삶을 자극할 화려한 무대의 다양한 음악에 흠뻑 취하면서 다채로운 체험행사와 파티도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라이브엑트 이정호 대표는 “한국에서 축제, 페스티벌 경험만 25년이다. 조금 더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게 없을까? 하고 해외를 다니면서 찾게 된 게 ‘잇츠더쉽’”이라며 “한국 고객들에게 차별화를 주겠다는 목표로 ‘잇츠더쉽’과 5년을 계약했다. 이번에 반응을 보니까 다행히 성공적인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