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을 괴롭혔다는 의혹에 휘말린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출연해 온 KBS 예능 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가 4주 만에 방송을 재개한다.
KBS 관계자는 11일 "'개는 훌륭하다'가 17일 오후 8시 55분부터 다시 방송을 시작한다"며 "방송분에 강형욱은 출연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는 훌륭하다'는 강 대표가 출연해 반려견 훈련 대책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강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달 20일부터 4주 연속 결방했다.
강 대표는 그가 운영하는 보듬컴퍼니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후기가 지난달 한 구직 플랫폼에 게재돼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일었다. 전 직원들은 강 대표가 폐쇄회로(CC)TV로 직원들을 감시하고 폭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 대표는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CCTV를 이용한 감시 등 대부분의 의혹을 부인하며 허위 주장에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아내 수전 엘더 보듬컴퍼니 이사는 직원들의 사내 메시지를 열람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부적절한 메시지 내용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보듬컴퍼니 전 직원 A씨 등 2명이 강 대표 부부를 경찰에 이날 고소했다.
A씨는 고소장에서 "강 대표 부부는 지난 2018년 7월 21일 사내 메신저 데이터 6개월 치를 열어보고 일부 내용을 임직원 20명이 참여한 사내 메신저 ‘보듬전체방’에 공개했다"며 "직원끼리 메신저에서 나눈 대화를 지속해서 언급하며 압박과 통제 수단으로 삼았다. 해명 영상에서조차 비밀 침해를 정당화해 고소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에서는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A씨의 고소 대리인은 "폐쇄회로(CC)TV 감시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메신저 감시만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시민 331명도 같은 혐의로 고발했다.
강 대표는 지난달 24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해명 영상을 올린 바 있다.
당시 메신저를 감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전 엘더 이사는 "(업무 협업 프로그램인) 네이버 웍스를 사용했는데 무료 서비스가 끝나 유료 서비스로 전환된 이후로 직원들 메시지 내용을 볼 수 있는 관리자 페이지가 생성된 걸 발견했다"며 "직원들 대화를 훔쳐보는 것 같아서 관두려 했는데 (강 대표 부부의) 6~7개월 된 아들 이름이 나오는 걸 보고 눈이 뒤집혔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들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 걸 두고 '부부가 아들을 앞세워 돈을 번다'고 욕하는 등의 비방 내용이 있었다. 동료 다른 직원들에 대한 혐오적인 발언도 있었다"며 "메시지를 훔쳐본 건 잘못이지만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체 대화방에 공지를 올렸고 며칠 뒤 (당사자들과) 대면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