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처럼 황폐해지는 제주 바다…갯녹음 심화

수온 상승 등 원인…오분자기 등 수산자원 고갈

바다 생물이 살 수 없어 ‘바다 사막’이라고 불리는 갯녹음 현상이 제주도 바다에서 심해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2일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의 ‘2023 마을어장 자원생태환경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의 모든 수심대와 남원읍 위미2리 4∼8m 수심대에서 갯녹음이 심화 상태를 보였다.

제주 남동부 갯녹음 현상.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제공 영상 캡처

서귀포시 하효동 4m 수심대, 대정읍 일과2리 8m 수심대,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4m 수심대에서도 갯녹음 현상이 짙었다.

 

갯녹음은 바다숲이 사라진 연안 암반 지역에 산호말 같은 석회조류가 무성해져 사막처럼 황폐해지는 현상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 등으로 가속화하는 추세다.

 

갯녹음 현상이 40% 미만이면 정상상태, 40∼80% 미만이면 진행상태, 80% 이상이면 심화상태로 판정한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이호동·구좌읍 평대리·추자면, 서귀포시 법환동·대정읍 일과2리 지역에서는 갯녹음이 ‘진행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바다 전역으로 확산한 것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제주 연안에 총 156종(녹조류 25, 갈조류 26종, 홍조류 110종)의 해조류가 자생하고 있으며, 이 중 어장 내 주요 먹이원인 갈조류는 감소했지만 석회조류를 포함한 홍조류가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갯녹음 현상으로 오분자기(떡조개)와 홍해삼, 전복 등 수산자원 서식 환경이 악화해 오분자기의 경우 씨가 마를 정도다.

 

오분자기는 제주 고유의 토속품종으로 1990년대 초중반까지 150t 내외로 꾸준히 어획됐으나 2010년 13.9t에서 점차적으로 감소해 2018년 1t으로 어획량이 급감했다. 종자 방류사업으로 2019년 이후부터 3~4t 내외의 어획량을 나타내 자원회복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는 1997년부터 2023년까지 26년간 사업비 326억원을 투입해 홍해삼, 전복, 오분자기 등 수산종자 3700만 마리를 방류했다. 올해 21억원을 들여 홍해삼 102만마리, 전복 64만마리, 오분자기 32만마리 등 총 198만마리를 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