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문화’란 명분으로 잔인한 고래잡이를 지속해온 일본이 올해는 멸종 위기 동물인 참고래까지 포획을 허용하기로 했다.
1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수산청은 전날 상업 포경 대상에 참고래를 추가하고 올해 포획할 참고래 개체 수를 최대 59마리로 정했다.
기존 상업 포경 대상은 밍크고래, 브라이드고래, 보리고래 등 3종이었는데, 이번에 참고래가 추가되면서 4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일본이 2019년 상업 포경을 재개한 이후 포경 대상 종을 확대한 것은 처음이다. 수산청은 “조사를 통해 북태평양에 서식하는 참고래 자원량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포획 대상을 확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수산정책심의회 분과 모임에서 포경에 반대하는 다른 나라들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수산청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 일본 입장을 전달해 가겠다”고 설명했다.
고래 중 대왕고래 다음으로 큰 참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야생에서 절멸할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큰 동물’에 포함돼 있다.
일본이 참고래를 포경 대상으로 정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달 29일에는 동물권 보호를 주장하는 한국 시민단체가 서울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포경 중단 요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일본은 국제포경위원회(IWC)가 1982년 고래 보호를 이유로 상업 포경 중지를 결정하자 1987년부터 고래 생태를 연구한다며 ‘조사 포경’을 시작했고, 1988년에는 국제적 비난 여론에 떠밀려 상업 포경을 공식 중단했다.
그러나 고래잡이 어부들이 상업 포경을 다시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자, 일본 정부는 2018년 IWC 총회에서 1982년 이후 중단된 상업 포경 재개를 제안했다. 이 안건이 부결되자 일본은 2019년 6월 IWC를 탈퇴하고 상업 포경을 재개했다.
일본이 포경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예로부터 고래고기를 먹어온 식문화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고래고기 소비는 갈수록 줄고 있다. 일본에서는 한때 고래고기가 연간 20만t 넘게 소비됐으나, 지금은 2000t 정도로 급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