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불패(雖死不敗)의 정신으로 한국 유도가 도약할 기회를 만들겠다.”
황희태 남자 유도 대표팀 감독이 ‘죽는 한이 있어도 지지 않겠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2024 파리 올림픽을 향한 각오를 내놨다. 황 감독은 “한국 유도는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성적을 내지 못하면 완전히 추락할 것”이라며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국 유도가 다시 도약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남녀 유도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을 43일 앞둔 13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준비 과정과 목표에 대해 소개했다. 황 감독의 말처럼 효자 노릇을 했던 한국 유도는 그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2016·2020 올림픽에서 애국가를 울리지 못했고,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1개로 역대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내기도 했다.
김민종은 “(16강에서 탈락했던) 도쿄올림픽에서는 워낙 흥분했고, 부담감도 컸지만 이제 정신적으로도 성장했다”며 “아직 내 체급에서 금메달이 없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 한국 유도 역사에 한 획을 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재일교포 출신인 허미미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열심히 해 금메달을 따겠다”며 “긴장도 많이 되고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부모님께서도 응원해주신다”고 웃었다.
남자 66㎏급 안바울(30·남양주시청)의 각오도 남다르다.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안바울은 이번 대회에서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안바울은 “세 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만 따지 못했다”며 “금메달을 가져오면 그랜드슬램 달성 등 많은 것들이 따라오는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혹독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새벽부터 조깅과 오르막길 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 중이다. 황 감독은 “경기 시간은 4분이지만, 한순간에 한판으로 끝날 수 있는 게 유도”라며 “순간 넘어가는 이유는 체력과 근력 저하로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때문인데, 이런 변수를 없애기 위해 끝없는 체력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혹독한 시간 속에서도 선수들은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 김민종은 “유도의 체력훈련은 (선수촌 내에서도 힘들다고) 소문이 났다”며 “오늘처럼 인터뷰가 있는 날엔 감독님께서 새벽에 휴식을 주는데 이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