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기피 현상에…전세보증 집값 산정 때 감정가도 활용

빌라 기피 현상 심화에 제도 보완
‘126%룰’ 고수하되 적용 기준 확대
청약통장 월 납입 한도 25만원 ↑

정부가 빌라 등 비(非)아파트 기피 현상이 심화하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인정하는 감정평가액도 빌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집값 산정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공공분양주택 청약 때 인정되는 청약통장 월 납입액 한도는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된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민생토론회 후속 규제개선 조치’를 발표했다. 올해 1월과 3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민생토론회와 내부 회의에서 거론된 사안 중 규제개선이 필요한 과제 32건을 모아 정비했다.

빌라와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 연합뉴스

우선 정부는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요건을 강화한 점이 아파트 쏠림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자 가입 기준 보완에 나섰다. 빌라 전세금이 공시가격의 126% 이하일 때만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126% 룰’은 고수하되 적용 세부기준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임대인이 집값에 비해 공시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이의를 신청하고, HUG가 이를 인정한다면 감정가를 적용해 집값을 산정하기로 했다. 이때 감정가 산정은 HUG가 직접 의뢰한 감정평가법인이 맡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HUG가 감정평가를 직접 의뢰하므로 감정평가 절차 등에 대해 공신력과 객관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구소득 상승 등을 고려해 청약통장 월 납입금 인정 한도도 25만원으로 상향한다. 월 납입 인정액이 늘어나는 것은 1983년 이후 처음이다.

 

현재는 청약통장에 10만원을 초과 입금한 경우에도 공공분양주택 청약 인센티브 등에 활용되는 월 납입금으로는 10만원까지만 인정된다. 1년에 120만원, 10년이면 1200만원을 인정받는 셈이다. 공공주택은 청약통장 저축총액 순으로 당첨자를 가리는데, 청약 당첨선은 통상 1200만∼1500만원 수준이다.

13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붙은 주택청약 종합저축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아울러 2015년 9월 이후 신규 가입이 중단된 청약부금·청약예금·청약저축을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해당 가입자가 통장을 해지하고 주택청약저축통장에 재가입하면 기존 납입 실적을 인정한다. 단 통장 전환으로 청약 기회가 확대된 경우 신규 납입분부터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에는 도심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방안도 담겼다. 정부는 공공분양주택 뉴홈 공급이 쉬워지도록 정비계획의 경미한 변경 사유에 ‘공공주택 공급계획 변경’을 추가한다. 경미한 변경 사유로 인정받아 주민·지방의회 협의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건너뛰게 될 경우 사업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가량 단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