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롤스로이스 뺑소니… 정체는 ‘김태촌 후계자’

만취 상태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고 달아났던 5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는 국내 3대 폭력조직인 ‘범서방파’의 고문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4일 나모(59)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쯤 만취 상태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 중 강남구 논현동의 한 도로에서 발레파킹을 위해 주차된 벤틀리 차량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사고 후 미조치 등)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나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충격으로 벤틀리 차량이 밀리면서 인근에 서 있던 50대 발레파킹 직원이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

 

나씨는 사고 직후 피해차량 주인에게 “내가 누군지 아냐. 이름 석 자만 대면 아는 사람”이라고 화를 냈고, 경찰이  출동하자 현장을 벗어났다가 인근에서 10여분 만에 검거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나씨가 범서방파의 고문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범서방파는 1980년대 김태촌씨가 결성한 폭력조직이다. 나씨는 1990년대 중반부터 조직원을 지휘하는 역할을 했고, 2009년 11월 강남구 일대에서 범서방파와 칠성파 조직원이 회칼, 야구방망이 등을 들고 24시간 동안 대치극을 벌였을 때 범서방파를 지휘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는 2013년 두목 김씨가 사망한 뒤에는 조직 내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나씨가 김씨로부터 후계자로 지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씨 사망 한 달 뒤에는 강남의 한 커피숍 앞에서 경쟁조직인 ‘국제PJ파’ 부두목에게 납치돼 폭행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나씨의 신병을 확보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조만간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