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수준의 낮은 인기로 퇴임했던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이 돌아온다.’
AFP통신,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은 제24대 프랑스 대통령을 지낸 올랑드 전 대통령이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에서 대통령까지 지낸 정치인이 다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이 과거 시장을 지낸 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 계획을 밝혔다.
그는 “상당히 전례 없는 결정”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예외적인 상황에서 예외적인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며 “극우파의 위험이 분명해진 상황에서 어떻게 무관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기 총선을 앞두고 극우파가 돌풍을 일으키자 그를 막기 위해 자신이 나서야 했다는 것이다.
사회당 소속인 올랑드 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전임자로 2012년∼2017년 집권했다. 집권 당시 경기 부진과 높은 실업률 등 영향으로 그의 지지율은 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올랑드 전 대통령이 이번 출마를 선언한 지역구는 그가 1988년∼1993년, 1997년∼2012년 총 19년 넘게 의원직을 맡은 텃밭 코레즈다.
좌파 정당의 연합인 신민중전선 후보로 나서는 올랑드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활성화와 부유세 재도입, 연금 개혁 재검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만약 총선에서 신민중전선이 승리하면 총리에 도전할 것이냐는 물음엔 “사심은 전혀 없다”며 “나는 공화국의 대통령이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랑드 전 대통령의 이례적인 결정에 에리크 뒤퐁 모레티 현 법무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올랑드 전 대통령을 보좌한 마뉘엘 발스 전 총리도 프랑스 앵포와 인터뷰에서 “왜 이 동맹에 매달리느냐. 그럴 가치가 없다”며 그의 결정을 비판했다.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이 집권당인 중도 성향 ‘르네상스’를 누르고 압승하며 기세를 몰아가고 있다. 프랑스 안팎에서는 이달 30일과 다음달 7일 예정된 조기 총선에서도 비슷한 결과로 RN이 승리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RN을 이끄는 마린 르펜은 유럽의회 선거 이후 “국민은 더는 기술관료적이고 현실을 벗어난 유럽의 구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프랑스 국민들이 우리를 신뢰한다면, 우리는 권력을 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