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큰 사랑을 받으며 자동차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상징적인 차를 이른바 ‘아이코닉차’라고 부른다. 내연기관차의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 차량이 전동화 시대를 맞아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입고 새로운 경험 선사하는 미니
13일 국내에 출시된 뉴 미니(MINI) 컨트리맨은 아이코닉차의 진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차량이다.
미니가 7년 만에 선보이는 3세대 완전변경 뉴 미니 컨트리맨은 완전 전동화 시대를 맞아 내놓을 새로운 미니 제품군 ‘뉴 미니 패밀리’ 중에서 가장 먼저 국내에 나왔다. 미니 코리아는 뉴 미니 쿠퍼 3도어 가솔린 모델과 순수전기 뉴 올 일렉트릭 미니 쿠퍼, 뉴 올 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 등을 국내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니 모델 중 하나인 컨트리맨을 통해 뉴 미니 패밀리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미니는 젊고 트렌드에 민감한 주요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더욱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디지털 요소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미니 코리아 자체 조사 결과 40대(35.9%)와 여성(59.8%) 고객의 비율이 높은 차량이다. 평균 구매 연령은 39.8세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전체 신차 중에서 50대(28.3%)와 남성(70.0%)의 비중이 높은 것과 대조적이다.
◆전동화 시대 진화하는 아이코닉 모델
주력 아이코닉 모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동화 시대에 맞춰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완성차 업계가 안은 숙제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생 브랜드인 BYD, 테슬라 등의 전기차 브랜드가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면서 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아이코닉 차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미니밴 ‘ID.버즈’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전설적인 모델 ‘T1’을 전기차로 재해석한 모델이다. T1은 ‘마이크로 버스’, ‘불리’라고도 불린다.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받던 친숙한 모델인 만큼 전기차이면서도 클래식한 아름다움을 담은 디자인으로 탄생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나 미니밴과 차별화되는 가족용 트럭으로 유럽에서 인기를 이어 올해 북미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폴크스바겐의 아이코닉 모델 골프도 1974년 처음 출시돼 지난 50년간 8세대에 걸쳐 기술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에는 2005년 처음 출시돼 올해 3월 수입 콤팩트 해치백 중에서는 처음으로 누적 판매 5만대를 돌파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국내 첫 독자 생산 모델 포니의 헤리티지를 잇고 있다. 2021년 출시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포니를 계승한 디자인 요소를 담았다. 또한 N브랜드의 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 랩 ‘N 비전 74’는 1974년 선보인 ‘포니 쿠페 콘셉트’의 디자인을 계승한 모델이다. 지난해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받으며 주목받았다.
KG모빌리티는 쌍용자동차 시절 시대를 풍미했던 국내 첫 SUV 코란도를 잇는 차량을 개발 중이다. 내년에 출시될 ‘KR10’(프로젝트명)은 전동화 트렌드에 맞춰 전기차로 출시될 예정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코란도는 최초의 원조 SUV로서 우리 회사가 앞으로도 끊임없이 발전시켜야 할 중요한 아이코닉한 차종”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충성고객을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적 요소를 반영한 아이코닉 모델의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프리미엄차 브랜드일수록 옛것을 유지하면서도 미래지향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이 충성고객층을 확대하는 데 유리하다”며 “대중차 브랜드의 경우 마니아를 중심으로 프리미엄화 전략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