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에 담을 설치하고 도로를 만드는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두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적대적 성격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지상 국경선 개념을 뚜렷하게 드러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군은 최근 DMZ 내 군사분계선(MDL)과 북방한계선(군사분계선 북쪽 2㎞) 사이의 일부 지역에서 담을 세우고 땅을 파면서 도로를 건설하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북한군이 MDL 북쪽에 장벽을 세우려는 의도일 수도 있으나, 경계·방호 시설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지난 9일 북한군 수십 명이 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물러났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북한군은 곡괭이와 삽 등을 가지고 작업을 하다 MDL을 침범했다. 남북은 MDL을 기준으로 각각 2㎞ 후퇴한 지점에 철책을 설치,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다만 DMZ를 통한 침투 방지 및 감시 등을 위해 DMZ 내에는 남북이 각각 한계선과 MDL 사이에 다수의 감시초소(GP)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GP와 인접한 곳에도 철조망이 있는데, 북한군은 이 철조망에 대한 보강 작업도 실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최근 경의선과 동해선,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 등 남북 간 연결 도로 3곳에 모두 지뢰를 매설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DMZ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