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이 임박하면서 정부는 우방인 미국·일본과 정보를 교류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중국과 전략대화를 개최하며 북한을 압박하는 외교전도 병행한다. 지난달 한·중·일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중동·아프리카·중앙아시아에 이르는 릴레이 정상외교를 이어온 윤석열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은 숨가쁜 외교 주간을 맞이한다.
◆한·미·일 공조에 중국 통한 우회압박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5박7일 일정의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이날 새벽 3시쯤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과 외교안보 라인 참모들은 이번주에 열릴 북·러 정상회담 관련 정세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순방 중 기자들과 만나 북·러 회담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미국·일본과 역내 안보 문제에 대해 수시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그 과정과 결과에 있어 함께 분석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결국 한국과 손잡을 것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나올 결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내달 미국에서 열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의 최대 관심사가 러시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며 “그동안 북한 문제에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던 유럽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한반도 문제가 자신들의 안보와도 직결되면서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4월 말 KBS 인터뷰에서 푸틴의 방북과 관련해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것에 대해 러시아도 좀 제한적이다, 조금 신중하다”며 “러·북 군사협력과 관련해 우리가 특히 우려해야 되는 부분이 있고, 그것들이 어떤 것인지는 러시아가 알고 있다. 서로 소통이 있었고, 러시아도 우리 측이 좀 안 해줬으면 하는 그런 부분들이 있는데 그것도 우리가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이런 균형점을 러시아 측이 잘 지키기를 바란다, 저희도”라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가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우회 수출한 무기를 제한하는 것과 러시아가 북한에 지원하는 군사협력을 두고 한·러 양국이 적정한 선을 지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장 실장은 “러시아는 궁극적으로 남북한 중 어디랑 협력해야 하는지 러시아 스스로가 잘 안다”며 “한·러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에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