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작업을 진행하던 도중 지뢰폭발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은 북한이 전선 지역 군인과 주민이 월남해 귀순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의도로 지뢰 매설 등의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군이 전선지역 일대 불모지 조성 및 지뢰 작업 중 수차례의 지뢰 폭발 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무리하게 (DMZ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최근 DMZ 일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부터 북방한계선(군사분계선 북쪽 2㎞ 지점) 등 전선지역 여러 곳에 다수의 병력을 투입해 경계능력 보강을 위한 불모지 조성, 지뢰매설, 전술도로 보강,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미상 구조물 설치 등을 하고 있다.
합참은 앞으로 북한군이 장마나 집중호우 등 기상과 작업병력 및 자재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DMZ 내 작업지역을 점차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 작업이 처음에 (북한군이) 들어왔을 때보다 넓어지고 있다. 작업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참은 북한군의 활동에 대해 전선지역 장병과 주민의 월남 및 귀순을 차단해 내부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대인지뢰를 매설하면 사람의 왕래를 저지하는 효과가 있다. 불모지를 만들어놓으면 먼 거리에서도 해당 지역의 동향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북한군의 작업이 과거 귀순자가 발생했던 지역이나 하천 등 감시 사각지대에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군이 이 같은 판단을 내리게 하는 요인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군사분계선을 국경선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군은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합참 관계자는 “군사분계선을 국경선으로 만들려는 활동과의 연계성은 지속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국경선화 가능성은 있으나, 현시점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합참은 북한군의 활동을 주시하면서 우발적 상황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전선 지역 일대에서의 우발적 상황 발생에 대비해 북한군 활동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으며, 유엔군사령부와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3일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선언 후 군사합의에 따라 철수한 최전방 감시초소(GP) 복원을 올해 1월께 완료했고, 경의선과 동해선, 화살머리고지 등 남북 연결도로 일대에 지뢰를 매설했으며, 최근에는 동해선 가로등과 철도 레일 등을 제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