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지난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부터 무력 공방을 벌여온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계획을 승인하면서 중동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이 8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보다 전력이 강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충돌할 경우 전쟁 여파가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북부 사령관인 오리 고딘 소장과 작전참모인 오데드 바시우크 소장이 전황 평가 회의를 열고 레바논 공격을 위한 작전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후 하마스 지지를 선언하고 이스라엘과 교전을 벌여왔다. 양측의 충돌은 지난 1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고위급 헤즈볼라 지휘관 탈레브 사미 압둘라가 사망하며 격화됐다. 헤즈볼라는 보복을 다짐하며 13일까지 이틀에 걸쳐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로켓과 드론 공격을 무더기로 난사했다.
미국은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에이머스 호크스타인 중동 특사를 이스라엘과 레바논에 급파한 상태다. 호크스타인 특사는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은 충분히 오래 지속했다”며 “이 갈등을 외교적으로 조속히 푸는 것이 모두의 이해와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전쟁에 부담을 느끼는 바이든 정부와 전시 내각 해체 및 반정부 시위 확산 등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맞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미국의 무기 공급 제한을 철회하겠다는 확약을 했다며 “최근 몇 달간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와 탄약 공급을 보류한 상황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몇 시간 뒤 “그(네타냐후 총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반박했다.
한편 가자지구 전쟁은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레바논과 달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 당국자들과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의 최종 목표인 하마스 소탕을 거의 달성했다고 전했다.
WP는 이스라엘이 미국과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시하고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한 공격을 이어간 지 6주 만에 공격이 고강도에서 저강도를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가자지구 내에서 하마스의 소규모 그룹이 여전히 이스라엘군을 겨냥해 로켓을 발사하는 등 공격을 이어가고 있어 지상작전이 끝나더라도 전쟁이 완전히 종식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