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친명’ 단 지역구 의원들 후원금만으로 총선 비용 충당

민주 총선 후보자 245명 분석

개인자산 지출 비중 평균 47.67%
41명 20% 밑돌아… 대부분 친명계

박찬대 등 8명 개인돈 지출 ‘0원’… 李대표 쓴 돈은 단 ‘480원’

이해식·김병기·임오경·김용민·백혜련…
총선 기간 비용 후원회기부금으로 충당
한준호 60원, 전용기 51원, 민병덕 77원…
개인 자산 지출금액 1만원 이하도 많아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 대표적 친이재명(친명)계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22대 총선을 후원회기부금으로만 치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총선 기간 이재명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은 후보자들도 상당액을 후원회기부금에 의지했다. 이 대표 역시 정치자금 대부분을 후원회기부금으로 충당했고 개인 자산은 단 480원만을 썼다. 이 대표를 포함 친명계 상당수가 ‘단단한 지지층’을 뒷배 삼아 선거를 치른 셈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세계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민주당 22대 총선 지역구 후보자 245명 정치자금 수입·지출 회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41명이 총선 관련 정치자금 중 개인 자산 지출 비중이 20%를 밑돌았다. 대부분 후원회기부금으로 정치자금을 충당했다. 전체 민주당 후보자들의 정치자금 지출 총액 대비 개인자산 지출 비중 평균값은 47.67%였다. 

 

선거 관련 정치자금 회계보고서는 수입회계와 지출회계로 나뉜다. 수입회계는 후보자 자산과 후원회기부금, 정당지원금 등으로 분류된다. 개인 자산 지출 없이 선거를 치른 후보자는 총 8명이다. 친명계 박 원내대표와 이해식 대변인, 김병기·임오경·김용민·백혜련·이재정 의원과 계파 색채가 비교적 옅은 김원이 의원이다. 대부분 지난해 후원회 모금액 기준, 민주당 의원 평균을 상회한 의원들이다. 

 

인천 연수갑 지역구 박 원내대표는 총선기간 정치자금으로 1억9626만원을 지출했다고 선관위에 보고했다. 선거로고송 제작을 위한 정당지원금 8만6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후원회기부금으로 충당했다. 1억8452만원을 썼다고 보고한 서울 강동을 이 대변인 역시 로고송 제작비 외 나머지 금액을 후원회기부금으로 충당했다. 경기 남양주병 김용민 원내수석도 로고송 제작 당 지원금 외에 1억7559만원을 후원회기부금으로 충당했다. 친명 핵심 서울 동작갑 김병기 의원은 정당지원금 없이, 후원회기부금만으로 정치자금 1억8774만원을 댔다.

 

경기 광명갑 임오경 의원은 2억6015만원을 지출했다고 신고했는데 이 중 2억4900만원이 후원회기부금이었다. 나머지 1107만원은 ‘여성추천보조금’으로 해당 보조금은 정치자금법상 여성의 정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여성후보를 일정 비율 이상 추천한 정당에 국가가 지급하는 돈이다. 경기 수원을 백혜련 의원도 지출총액 1억9958만원 중 보조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후원회기부금으로 충당했고 경기 안양동안을 이재정 의원도 1억7661만원 중 보조금을 뺀 나머지 금액인 1억6545만원을 모두 기부금으로 충당했다. 김원이 의원도 로고송 제작비 외 2억6402만원을 후원회기부금으로 충당했다.

 

후보자 자산 지출금액이 1만원 이하인 후보자도 적잖았다. 친명계 경기 고양을 한준호 의원은 총 2억2119만원 중 60원을, 경기 화성정 전용기 의원은 1억7872만원 중 51원을, 경기 안양 동안갑 민병덕 의원은 1억7387만원 중 77원을 개인 자산으로 지출했다.

 

친명계 수장인 이 대표는 1억8507만원을 지출했다. 후원회기부금 1억5655만원과 정치자금법상 국가에서 지급되는 장애인추천보조금 등 2800만원, 후보자 자산 480원이었다. 원조 친명, 경기 수원병 김영진 의원은 정치자금 총액 2억6678만원 중 1722원을 개인자산으로 썼다고 보고했다.

 

당지도부 의원들도 적잖은 금액을 후원회기부금으로 충당했다. 서울 중랑갑 지역구 서영교 최고위원은 1억9555만원 중 개인 자산 지출액이 25만원가량이었다. 서울 마포을 정청래 최고위원은 2억706만원 중 1957만원(9.4%), 서울 동대문을 장경태 최고위원은 1억9724만원 중 2034만원(10.3%)를 후보자 자산으로 충당했다. 서울 광진을 고민정 최고위원은 1억6307만원 중 5058만원을 개인 자산으로 지출했다고 보고했다. 총선 기간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낸 박정현 의원은 2억2777만원 중 3945만원을, 서은숙 전 최고위원은 2억986만원 중 2121만원이 개인 자산 지출이었다.

 

전체 정치자금 대비 개인 자산 지출 비중을 20%까지 넓혀보면 친명계 숫자가 더욱 두드러진다. 친명계 좌장 격인 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 정성호 의원은 2억6172만원 중 1172만원(4.4%)을, 서울 도봉갑 안귀령 전 대변인은 1억9149만원 중 1533만원(8%)을, 서울 영등포을 김민석 의원은 2억864만원 중 2419만원(11.5%)을 후보자 자산에서 지출했다. 서울 중성동을 박성준 원내수석은 3억656만원 중 5000만원(16.3%)을, 서울 강북을 한민수 대변인은 1억7376만원 중 3195만원(18%)을 후보자 개인 자산 계정에서 지출했다.

 

이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은 일부 후보자들도 개인 자산 지출 비중이 평균을 밑돌았다. 경기 오산 차지호 의원은 1억9910만원 중 3622만원(18%), 이 대표 측근 인천 서구병 모경종 의원은 2억1921만원 중 5570만원(25%), 부산 수영구 유동철 후보자는 1억9543만원 중 5493만원(28%)을 지출했다. 인천 부평을 박선원 후보자는 2억5780만원 중 8621만원(33%), 서울 동작을 류삼영 후보자는 2억6046만원 중 9960만원(38%)을 개인 자산으로 부담했다고 보고했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