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은 없는데, 체중 늘고 늘어지기 일쑤…치매인 줄 알았는데 ‘이 병’이라고? [건강+]

발저림과 함께 무기력함, 변비, 추위, 체중증가 등 증상 발현
기억력 저하로 치매로 오인되기도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체중계에 올라갔다가 깜짝 놀랐다. 6개월 전보다 3kg이나 늘었기 때문.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장에 등록했지만 움직일수록 피곤함을 느끼고 늘어지기 일쑤였다. 이후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호르몬 농도가 부족한 ‘갑상샘 저하증’ 진단을 받았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면 몸의 신진대사가 쉽게 피곤함을 느낀다. ‘갑상샘 저하증’이란 갑상선에서 갑상선 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체내 호르몬 농도가 저하된 또는 결핍된 상태를 뜻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갑상샘 저하증 환자는 66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남성이 11만명, 여성이 54만명이었다.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60~69세, 59~59세였다. 

 

갑상샘 저하증은 연령과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50~60대의 경우 건강검진이나 다른 사유로 인한 진료로 갑상선기능검사를 시행해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하시모토 갑상선염(만성 갑상선염), 갑상선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은 후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 온몸의 대사 기능이 저하되면서 식욕 부진이나 체중 증가, 변비 등 증상이 나타난다. 손발이 차가워지고 추위를 쉽게 타는 사람도 많다. 또 피부가 건조해지고 생리주기의 변화가 생기며 월경 과다가 동반되기도 한다.

 

세란병원 외과 정홍규 과장은 “갑상선 기능 문제로 갑상선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 여러 합병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신활동이 느려져 치매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 호르몬은 에너지 대사를 통해 열을 발생시켜 체온 유지에 필수적이고 뇌를 비롯한 신경계의 발달에도 필요한데 호르몬이 부족하면 기억력이 감퇴하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호르몬이 부족한 상태로 방치되면 에너지 대사가 느려지면서 체내에 여러 물질이 쌓이게 되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정 과장은 “갑상샘 저하증이 있으면 온몸의 대사 기능이 떨어지면서 뇌세포의 신진대사도 더뎌져 인지 능력이 저하되기 쉽다”며 “이러한 경우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른 형태의 치매로 오인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갑상샘 저하증은 채혈 검사를 통해 혈액 내 갑상선 호르몬 농도를 측정해 진단할 수 있다. 보통 갑상선 호르몬인 T4 또는 T3의 농도가 정상보다 낮게 측정된다. 갑상샘 저하증의 치료는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이다. 갑상선호르몬제제는 보충약제이며 의사의 지시 없이 중단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