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항 컨테이너서 코카인 33kg 적발…110만명분 전량 폐기

부산 신항에 입항한 미국발 화물선에 실려 있던 냉동컨테이너 속에서 코카인 33kg이 발견됐으나, 주인을 찾지 못해 폐기됐다.

 

부산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은 지난 4월 부산 신항에 입항한 화물선 A호에서 하역한 냉동컨테이너에서 코카인 33kg을 적발해 전량 폐기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이 압수한 증거물. 왼쪽부터 벽돌형 코카인 20개 중 1개, 마약성분 확인 작업, 코카인 성분 검출, 마약 간이키트 검사 결과 코카인 양성 반응. 부산지검 제공

검찰이 적발한 코카인은 11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로 환산하면 165억원에 달한다.

 

부산세관은 지난 4월 초 부산 신항에 입항한 A호에서 하역한 냉동컨테이너를 X-레이로 검사하던 도중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고, 컨테이너에서 코카인을 적발해 검찰에 신고했다.

 

해당 컨테이너는 지난 2월 말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국내로 수출되는 육류를 적재한 뒤, 화물열차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으로 이동했다. 이후 A호에 선적돼 4월 초 부산 신항으로 들어와 하역됐다.

 

이번에 적발된 코카인은 사각형 벽돌모양으로 압축돼 총 30개의 갈색 비닐(개당 1.1kg)로 포장돼 있었고, 코카인 및 컨테이너에서 GPS 위치추적장치는 발견되지 않았다.

 

문제는 코카인 주인이 없다는 점이다. 검찰은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공조 수사한 결과, 국내로 코카인 밀반입을 주도했거나 관여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 이에 코카인의 실제 목적지가 한국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했다.

 

검찰이 A호에 적재된 컨테이너의 과거 이동 경로를 추적한 결과, 국내로 들어오기 전에 브라질 산토스항에서 출발해 모로코 탕헤르항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로는 중남미에서 모로코를 거쳐 유럽으로 이동하는 코카인 밀반입 경로로 유명하다. 따라서 검찰은 해외 코카인 밀수범들이 모로코 탕헤르항에서 코카인을 회수하지 못하고, 코카인이 적재된 컨테이너가 우리나라로 반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컨테이너의 과거 이동경로가 코카인 밀반입 주요 경로와 동일했고, 밀수조직의 GPS 위치추적기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가 코카인 대량 소비국이 아니라는 점 등을 종합하면 국내 코카인 밀반입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세관 및 미 마약단속국 등 국내외 유관기관과의 공조체계를 강화하고, 전문성 있는 수사를 통해 대규모 마약류 밀반입을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