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국은 5시간 만에 아내 시체 전부를…‘한국 최악의 살인사건’ [그해 오늘]

이팔국 아내 살인사건은 1975년 6월 20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명륜동(혜화동)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다. 이팔국(48세)이 이숙자(43세)를 목 졸라 살해하고 이숙자의 집 목욕탕에서 시신을 토막내 완전 분해해 여러 곳에 유기했다.

 

이팔국은 1958년 전처와 결혼해 4남매를 뒀다. 그는 1969년 전처가 사망한 후 가정부 성폭행, 사기, 폭력 등 성적으로 연관된 범죄를 저질렀다.

이팔국. 연합뉴스

1973년 9월 피해자 이숙자를 만난 이팔국은 동거를 시작했다. 이팔국은 재혼 전 시장에서 푸줏간을 했으나 살인사건을 벌이기 전까지 실직 상태였다. 이 때문에 이숙자가 다방과 양장점을 운영하며 4남매와 두 사람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이팔국은 이숙자의 재산을 노리고 동의 없이 몰래 혼인신고까지 하기도 했다. 다툼이 늘자 이숙자는 이혼을 요구했고 이팔국은 부부 싸움을 벌이다 아내를 살해했다.

 

이팔국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무려 5시간에 걸쳐 아내 시체를 훼손했다. 피부 조직을 벗겨내고 살점과 뼈를 토막 내 하수구로 흘려보내는 등 시체 하나를 완전히 분해한 것이다.

 

이어 연탄재에 뼛가루를 비닐봉지에 담아 시멘트 포대로 감싼 뒤 쓰레기 하역장에 버렸다. 그 다음 날 새벽에는 김치와 섞은 근육 조각들이 담긴 항아리를 들고 모 대학 인근 담벼락에 유기했다.

사진=뉴스1

이후 이팔국은 완전 범죄에 성공했다고 생각하며 평소처럼 일생생활을 이어갔다. 완전 범죄는 없는 법.

 

이숙자의 딸(23세)은 모친이 3일 동안 연락이 안되자 실종 신고를 하게 되고 평소 포악한 모습을 보였던 이팔국을 의심했다. 이 무렵 환경미화원이 일을 하다가 사람 뼈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를 했다. 이에 경찰 수사가 개시되고 이팔국의 자녀들을 조사 했다. 경찰은 그 들로부터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게 되고 부검 결과도 이숙자로 판명이 났다. 경찰은 1975년 6월 28일 이팔국을 이숙자의 집에서 검거했다.

 

잔혹한 살인마는 검거 1주일 뒤 현장 검증에서 살인 과정을 냉정하게 재연했다.

 

당시 언론에는 ‘인간의 탈을 쓰고 차마 할 수 없는 짓’이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서울형사지법 합의8부(재판장 심열종 부장판사)는 아내를 토막살해 한 이팔국에게 살인 및 시체 오욕죄를 적용, 사형을 선고했다.

 

이팔국은 당시 변호인을 통해 심신상실 상태, 정신착란증 등을 주장하며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팔국 측의 항소 및 상고는 2심 3심 모두 기각 당했다. 사형 전날까지 재심청구서를 제출했던 이팔국은 결국 사건 발생 2년 6개월이 지난 1977년 11월 처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