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중국 섬이 된다고?”…외신도 지적한 한국의 투자 이민 실태 [수민이가 화났어요]

“2008년 무비자로 30일간 머무를 수 있게 되면서 주목 받아
제주도서 중국인 소유분 땅은 전체 외국인 소유분의 43.5%
호주·뉴질랜드 투자금 40억대…한국 장기체류 비자 약 5억원
정부, 2023년 투자이민자 투자액 올리는 등 혼란 수습 비지땀”

제주도가 ‘중국의 섬’이라 불릴 정도로 중국인 방문이 많아지게 된 것이 낮은 문턱의 투자이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각) 대만 자유시보는 ‘제주도, 중국 섬 되나? 뒤치다꺼리하느라 바쁜 한국 정부’ 제목의 기사에서 “2008년 비자 없이도 30일간 머무를 수 있게 되면서 제주도는 단숨에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지로 주목받게 됐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 시내 관광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시보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이 절정에 이르렀던 2016년 1월부터 8월까지 216만명의 중국인이 제주도를 찾았다. 이 기간 제주도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의 87%를 차지했다. 이후 사드 배치로 인해 ‘한국 여행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그 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2019년에도 108만명의 중국인이 제주도를 방문했다.

 

제주도에 중국인들의 대규모 ‘투자 이민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였다.

 

중국 개발업자들은 테마파크, 카지노, 그리고 고층 호텔·아파트 건설을 목적으로 제주도 땅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9년 중국인은 제주도 면적 약 981만㎡를 소유하게 됐다. 서울시 중구(996만㎡) 땅 크기와 유사하다. 제주도에서 중국인이 소유한 땅은 전체 외국인이 소유분의 43.5%에 이른다.

 

2023년 말 기준 외국인 토지보유 현황. 국토부 제공

매체는 중국인들의 제주도 투자 경쟁이 쏠리는 것에 대해 한국의 투자이민 문턱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에 장기체류가 가능한 F-2비자는 약 5억 원을 내면 되고, F-5(영주권) 비자는 15억 원을 투자하면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이보다 25억 원 비싼 40억 원대의 투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중국 투자이민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한국인과 동일한 교육 및 의료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제도 시행 이후 투자이민 제도를 활용해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 중 중국인 비율이 70%를 넘어서는 등 불균형이 심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2023년 뒤늦게 투자이민자들의 투자액을 높이는 등 혼란을 수습하느라 바쁘다”고 지적했다.

 

중국 노동절 연휴를 앞둔 4월 30일 제주항에 도착한 중국발 크루즈 드림호를 타고 온 중국인 관광객이 크루즈선에서 걸어 나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 관계자는 “중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제주도 부동산을 매입해왔다”며 “2011년까지만 해도 중국인이 보유한 제주도 토지가 124만5000㎡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903만5000㎡로 7배 이상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외에도 중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택의 55%가 중국인 소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국인이 소유한 국내 주택은 9만 1453가구로, 이중 중국인 소유가 5만 328가구(55.0%)로 가장 많았다. 중국인 소유 주택의 대부분인 4만 8332가구가 아파트였고, 단독주택은 1996가구였다.

 

중국인 다음으로는 미국인 2만 947가구(22.9%), 캐나다인 6089가구(6.7%), 대만인 3284가구(3.6%), 호주인 1837가구(2.0%) 순으로 국내 보유 주택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