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3일 전당대회 대표 경선을 앞둔 국민의힘의 요즘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당권 주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기 시작했으나, 쇄신·비전 경쟁 없이 그들만의 권력 다툼만 요란하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어제 출마선언을 했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출마선언을 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의 출마선언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오늘 출마선언을 한다. 경선판은 커지고 있으나, 국민의힘은 4·10 총선 이후 두 달 넘게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계가 내전에 가까운 이전투구를 이어오고 있다.
이철규 의원 등 친윤의 행보는 ‘누워서 침 뱉기’, ‘이율배반’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 의원은 총선 전 김경율 전 비대위원을 누가 영입했는지를 놓고 친한계를 공격했고 이에 친한계가 반격하며 거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의원은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이 한 전 위원장 주변을 에워싸고 영향을 미친다”며 김 전 비대위원을 겨냥했다. 친야 성향의 참여연대에서 오래 활동했던 김 전 비대위원은 총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비판해 친윤 핵심부와 불편한 관계가 됐다. 그러나 총선 때 김 전 비대위원이 노무현재단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자 친윤도 격려하며 박수를 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