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불참 속 ‘반쪽 법안 심사’ 잇달아 채 상병 특검 21일 법안처리 방침 노란봉투법 27일 청문회 후 강행
여야 원 구성 파행 책임 돌리기만 野 “尹 거부 중지 땐 與제안 검토” 與 “타협안 황당한 요구로 뿌리쳐”
더불어민주당이 20일 여당 불참 속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노란봉투법’ 개정안과 채상병 특검법, 양곡법 개정안 단독 처리에 나섰다. 원구성 협상 타결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1년씩 돌아가면서 맡자는 국민의힘 제안에 민주당은 “대통령도 1년씩 돌아가면서 하냐”며 재차 거부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여당까지 ‘명심독재’의 길에 줄 세우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야당 단독으로 전체회의에 상정했다. 27일에는 입법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도 이날 야당 위원만 참석한 채 채상병 특검법 심사를 마쳤다. 민주당은 21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를 연 뒤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채상병 순직 1주기(7월19일)와 통신기록 보존기한(1년)을 고려해 다음 달 초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농림수산해양식품위원회도 여당 위원 참석 없이 양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민주당 소속 어기구 위원장은 “절박한 현장 목소리를 지켜볼 수 없어 불가피하게 회의를 열었다”고 강조했다.
원구성 불발 탓에 법안 ‘반쪽 심사’가 거듭되는 가운데 여야는 서로에 책임을 돌렸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제안을 두고 “이러다 대통령도 1년씩 하자고 하겠다”면서도 △윤 대통령의 1년간 거부권 행사 중지 △여당의 국회 운영 협조 △정부 입법권 침해 대응 등 세 조건이 수용된다면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역제안이 “오만한 말장난”이라고 반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소수 여당이 먼저 양보하면서 내놓은 타협안을 황당한 요구로 뿌리쳤다”며 “여당 의원들까지 이재명 대표의 방탄부대로 ‘명심독재’의 길에 줄 세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부권 행사 중지 조건에 대해서도 “애초 민주당이 입법 폭주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여야 합의로 법안을 통과한다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배준영·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은 이날도 원구성을 주제로 비공개 회동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여야가 원구성 협상을 두고 팽팽히 맞선 가운데, 21일 예정된 운영위 현안보고도 ‘반쪽’이 될 공산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