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이재명 대표=민주당의 아버지’ 발언에 같은 당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여전히 쏟아진다. 당 최고위원회의라는 공개 석상에서 나온 강 최고위원 발언에 흐뭇한 듯 표정이 포착됐던 이 대표는 별도로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인순 의원은 21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강 최고위원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진행자 질문에 “약간 당황스러웠다”며 “전후 맥락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표현은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 정서상 공감하기 어렵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박주민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항상 ‘과유불급’이라고 (강 최고위원) 본인이 이 대표에게 미안할 것”이라며, “보도로 접했는데 (사석에서) 대표가 주의를 주셨다고 그러더라”고 말했다.
이인영 의원은 YTN ‘뉴스파이팅’에서 “잘못된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정치인들이 국민의 정서를 자극하거나 국민의 의식에 정면으로 반할 수 있는 언행은 신중해야 한다”며 “민주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이재명 대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행자의 ‘이재명 대표가 굉장히 흐뭇하게 웃고 있었던 것 같다’던 반응에 “또 다른 언론 보도에 의하면 천준호 비서실장을 통해 ‘그런 얘기하지 말라고 해라’ 지시도 했다고 한다”면서, 이 의원은 “그걸 즐겼다고 보는 것은 일면적인 얘기일 거 같고, 또 그걸 즐기고 있다면 그건 정말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최재성 전 정무수석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사람이 얘기했다고 그야말로 ‘아버지 정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강 최고위원의 개인 발언이지 당 차원의 시선은 아니라는 얘기로 해석된다.
최 전 수석은 “정치의 과잉보다 더 안 좋은 게 ‘감정의 과잉’”이라며 “대구에서 민주당 하다가 최고위원은 지도부 아닌가, 임명직으로 최고위원이 됐으니 이재명 대표가 고맙고 또 존경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강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라며 “집안의 큰 어른으로서 이재명 대표께서는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띄웠다. 이 대표는 대전시당위원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사퇴한 박정현 지명직 최고위원 후임으로 대구시당위원장인 강 최고위원을 지명했다.
강 최고위원의 발언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다가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에 밀려 낙선한 자신을 당 최고위원에 임명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도 읽혔다. 이를 강조하듯 강 최고위원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모두발언에서 다짐도 했다. 국민의힘에서 거센 비난이 나오자,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영남 남인(南人·조선시대의 한 당파)’의 예법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