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세계소리축제’ 여름 무대로… 풍물 오페라 등 국악 정수 선사

“휴가철 저변 확대”… 8월14∼18일로 앞당겨

‘소리의 고장’ 전주를 중심으로 열리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연주자와 관객 모두를 배려해 가을이 아닌 여름 축제로 변모한다.

이왕준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가장 큰 변화는 축제 기간을 여름으로 앞당긴 것”이라며 “전국의 국악인과 국악 전공 학생, 국악 애호가 등이 방학과 휴가철에 전주에 모여 축제의 중력을 형성하면서 저변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23회째인 소리축제 조직위 안팎에선 ‘축제 시기를 바꾸길 잘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공연 수요가 많은 가을에 비해 여름은 한가로운 편이라 출연진이 보다 여유 있게 공연을 준비할 수 있고, 관객들도 휴가철을 이용해 축제를 찾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제23회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무대를 장식할 임실 필봉농악의 흥겨운 연주 모습.

이번 축제는 ‘로컬 프리즘: 시선의 확장’을 주제로 8월14일부터 18일까지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비롯해 전북 14개 시·군 각지에서 열린다. 국악과 클래식, 월드뮤직(해외 음악) 등 78개 프로그램이 105차례 관객과 만난다.



축제의 방향성을 상징하는 개막 무대는 풍물오페라 ‘잡색X’가 꾸민다. 다원예술 분야에서 주목받아온 연출가 적극이 전북 예술의 뿌리인 ‘농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다. 국가무형유산이자 공동체의 마당에서 펼쳐지던 임실 필봉농악을 새로운 이미지와 메시지로 표현한다. 축제 기간 이리농악과 고창농악, 전주기접놀이, 강릉농악, 진안중평굿 등 지역별로 다양한 농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한국소리의전당 명인홀에서는 쟁쟁한 소리꾼들의 판소리 다섯바탕 ‘적벽가’(이자람), ‘심청가’(김영자), ‘수궁가’(왕기석), ‘흥보가’(채수정), ‘춘향가’(박가빈)를 즐길 수 있다. 전국 공모로 뽑은 젊은 소리꾼 5명이 전라감영에서 들려주는 다섯바탕 무대도 기대된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임동혁 듀오, 중견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의 클래식 공연,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테크노 뽕짝’의 선구자 신바람 이박사 등의 공연도 기대할 만하다. 축제의 마지막은 두 원로 명창이 함께하는 ‘조상현&신영희의 빅쇼’가 장식한다. 1995년에 TV에서 방송된 ‘빅쇼―조상현&신영희, 소리로 한세상’에서 착안한 공연이다. 해학과 익살, 재치가 넘치는 두 명창의 소리에 KBS국악관현악단과 전북대 한국음악과 학생들의 연주가 어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