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훈장 15만원에 팝니다”… 중고사이트 불법매매 여전

현행 상훈법상 훈·포장 매매 불가
2년6개월간 관련 글 106건 달해
행안부, 민간 협력 매매 근절 나서

‘[귀함] 대한민국 녹조근정훈장, 판매가격 15만원’, ‘[앱상품] 대한민국 훈장(태극, 을지, 충무 등)’ 등등.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확인한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판매 게시물 제목들이다. 국가 훈·포장 매매는 법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여전히 온라인상에서는 이 같은 행태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판매자 입장에선 생활고 등으로, 매수자는 수집 목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민간 중고거래 사이트와 함께 불법 훈·포장 거래 근절 마련에 나섰다.

화랑무공훈장. 육군35사단 제공

23일 행안부에 따르면 최근 2년6개월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확인된 훈·포장 매매 관련 게시글은 106건이다. 2022년 58건에서 지난해 36건, 올해 6월 기준 12건으로 집계됐다. 상훈법상 개인이 국가로부터 받은 훈·포장은 매매가 금지돼 있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간 행안부는 주요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 국민 제보 등을 받아 훈·포장 불법 매매 현황이 확인되면 즉각 대응해왔다. 중고거래 사이트 게시물을 수시로 점검해 해당 게시물을 삭제 조치하도록 하고 매매 금지 사항을 안내하는 한편, 판매 완료된 건에 대해서는 상훈법에 따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훈·포장 매매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훈·포장을 사서 갖고 있어도 본인이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며 “매매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수집 목적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훈·포장의 불법 매매를 예방하기 위해 주요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와 협력에 나섰다. 중고거래 사이트가 훈장(12종)·포장(12종)의 종류별 명칭을 금칙어로 설정해 이용자가 물품 등록 시 등록 자체를 차단하거나, 팝업창을 통해 매매 금지 품목임을 안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