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학생 다리 더듬은 교사, 법원 “무죄지만 징계는 받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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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추행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으나 무죄 판결을 받은 교사가 직위해제와 감봉 처분을 무효 시키기 위해 소송했지만 패소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행정부(부장판사 박상현)는 전남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가 전남도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처분 등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모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를 맡아 근무하던 중 2021년 8월 교실 내에서 학생을 추행해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적 장애 2급의 특수교육 대상 학생과 접촉해 추행 및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장애인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피해 학생은 교탁 아래에서 담요를 덮은 무릎을 양팔로 감싼 채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학생의 바지 위로 오른쪽 다리 부위를 더듬은 것으로 확인됐다. 온도 차이를 확인해보겠다는 이유에서였다.

 

1심은 “피해 학생과 교사가 접촉한 것은 사실이지만 추행의 고의나 불쾌한 행위에 해당하는 정도를 넘어 피해 학생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사가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무죄를 선고하며 확정됐다.

 

그러나 전남도 교육공무원 징계위원회(이하 징계위)는 검찰로부터 공소 제기 사실을 통보받은 후 바로 A씨를 직위 해제한 바 있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후에도 “학급 담임으로서 피해 학생이 특수교육 대상자인 것을 파악하지 못했고, 말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항을 장난삼아 신체 접촉한 것은 사실이다”며 ‘공무원 품위 유지 의무’ 위반 행위로 판단, 감봉 1개월 징계를 의결했다.

 

2심 역시 “민형사상 책임과 교원의 징계는 별개다”며 “직위해제 기간 중 2심 판결 이후 징계 절차를 연다면 신분상 불안이 지속된다”고 명기했다. 앞서 그는 이미 성희롱으로 정직 1개월을 받았음에도 비슷한 일이 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공소사실에 대한 무죄를 선고한 형사 판결이 확정됐다”며 “기소 사실만으로 내린 직위해제와 징계처분은 무죄 추정 원칙에 반하고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직위해제 및 감봉 기간 중 받지 못한 봉급과 정근수당 등 3900만여원을 지급하라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징계 모두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위 행위의 내용과 경위에 비춰 징계 기준에서 정한 ‘감봉’ 징계가 가능하고 이미 징계 전력도 있어 관련 시행규칙 등에 따라 감봉보다 2단계 높은 징계까지 처분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징계 양정 기준을 준수한 처분으로 합리성이 없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