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대표직에서 조기 사퇴했다.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해 대표직을 한 번 더 맡기 위한 수순 밟기를 본격화한 것이다. 연임 도전 의사를 뚜렷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무래도 출마를 하지 않을 것으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 않았을 것 같다”며 출마의 뜻을 굳혔음을 시사했다. 당 내부는 이 대표를 대신해 친명(친이재명) 일변도의 야당을 이끌어갈 ‘새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동시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앞으로도 당 전체가 짊어져야 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제 거취 길지 않게 고민할 것”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며 “국민들과 나라가 당면한 거대한 위기 앞에서 과연 민주당과 저 이재명은 어떤 길을 가야 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어 “잠시 후에 하게 될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의례적인 당원들의 축제가 아니라 희망을 잃어버린 많은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또 새로운 미래를 여는 중요한 모멘텀이 돼야 한다”며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출마 시점을 묻는 취재진에는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당이나 전체 입장보다 제 개인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여러분 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지금 상태로 임기를 그대로 마치는 게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임 얘기를 할 때는 저도 사실 웃어넘겼는데, 상황이 결국은 웃어넘길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됐던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중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전준위)를 꾸린 뒤 다음 주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 등록 일정을 공고할 예정이다. 당헌·당규에 따라 박찬대 원내대표가 새 당대표 선출 전까지 대표직을 대행한다.
◆“일극체제 속 불만 폭주할 수도”
당초 당내에선 비명(비이재명)계로 알려진 현역 의원 2∼3명이 이 대표의 대항마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친명 그룹의 날카로운 기세에 못 이겨 출마의 뜻을 접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대표 경선에 명심(明心·이 대표 마음)을 등에 업은 박찬대 의원이 단기필마로 나서 당선됐듯 이 대표도 당대표실에 무혈입성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재선인 강선우·김병주 의원이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민석 의원(4선)과 전현희 의원(3선), 재선의 민형배·한준호 의원도 최고위원 후보군이다. 대체로 친명계라는 평가를 받는다.